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주 만에 공개 행보에 나섰다. 농협 현장을 찾아 민생을 챙기는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했다. 북·미 간 실무협상 결렬 직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9일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인민군 제810군부대 산하 1116호농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 석상에 나선 것은 지난달 10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지도한 이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도 세계적 수준의 우량품종들을 더 많이 육종 개발함으로써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푸는 데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이 찾은 농장은 시험농장으로 불리한 기상 조건에서도 많은 소출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다수확 품종들을 연구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2013년 이 농장을 처음 방문한 이후 2015년부터 매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농장 곳곳을 돌아보면서 “농업과학연구부문에 대한 인적·물적 지원 강화”, “불리한 환경과 병해충에 잘 견디는 농작물 육종”, “생산량을 높일 수 있는 영농방법 연구” 등을 당부했다.
4주 만에 공개 활동에 나선 김 위원장이 농장을 찾은 것은 민생챙기기에 주력하는 모습을 대내적으로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유난히 잦은 태풍 등 자연재해로 식량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직접 와닿는 식량문제를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또 10일 노동당 창건 74주년을 앞두고 민생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중앙통신 등이 현지지도 날짜를 밝히지 않았는데, 보도날짜를 기준으로 보면 김 위원장은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나흘 만에 공개활동에 나섰다. 통상 북한이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다음 날 보도해온 점을 고려하면 지난 8일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