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은 오늘도 …“탄핵 됐어야 할 의원” “야, 너 뭐라고 했어”

입력 2019-10-08 18:55
권은희 “조국 전 민정수석”이라자, 與의원 “전 수사과장이라 부를까?”

국회의 국정감사장에서는 8일에도 여야 의원들 간 고성과 반말이 오가는 장면이 연출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인사혁신처 국감은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호칭 문제로 신경전이 시작돼 의원들이 서로 손가락질을 하며 얼굴을 붉히는 험악한 분위기로 이어졌다.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첫 질의자인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은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조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공직자윤리법 위반 여부를 질의하면서 조 장관을 ‘조국 전 민정수석’이라고 칭했다.

그러자 다음 질의자였던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 장관을 굳이 전직 (민정수석)이라고 불러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좀 죄송하지만, 권 의원께 ‘의원님’이라 하지 않고, ‘수서경찰서 전 수사과장님’이라고 불러도 되겠나”라고 했다.

소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자 “전 초선의원인데, 정말 그런 덜떨어진 옛날 정치는 안 했으면 좋겠다. 우리 재선, 3선 의원님들 정말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고 비꼬았다.

그러자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은 “장관이고, 수석이면 어떻냐. 그냥 조국이라고 하면 되지”라고 말했다. 이에 소 의원은 “이거 이 사람들 앞에서 별로 질의하고 싶지 않다”고 짜증을 냈고, 한국당 의원들은 소 의원에게 “동료 의원을 보고 이 사람이라고 하는 게 어디 있느냐”며 항의했다.

옆에 있던 이재정 민주당 의원이 “의원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는 의원이라고 안 불러도 되는 것 아니냐. 박근혜 대통령 탄핵당했을 때 이미 탄핵당했어야 했을 의원이 한두 명이 아니다”고 끼어들면서 분위기는 더욱 나빠졌다.

조원진(오른쪽) 우리공화당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정(왼쪽) 의원의 발언을 두고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 의원들이 앞다퉈 항의하는 와중에 조 의원이 이 의원을 향해 “야, 너 뭐라고 했어. 어이, 지금 뭐 하는 짓이야. 다시 얘기해 봐”라고 소리쳤다.

소 의원은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전날 국감장에서 욕설 논란을 일으킨 것을 두고 “상임위에서 말이야, X신이라는 말이나 하고. 그것도 창피하다”는 언급도 했다. 같은 당 홍익표 의원은 “동료 의원에 ‘야’라고 하는 것은 잘했느냐”고 거들었다.

여야는 3분 가까이 서로를 향해 삿대질하고 고성을 지르다가 전혜숙 행안위원장이 “국회에서 우리 국회의원들이 의원을 존중하지 않으면 누가 우리를 존중하겠냐. 동료에게 서로 존중하는 의미에서 질의해 달라”고 중재하면서 겨우 가라앉히고 질의를 이어갔다.

소란이 진정되자 권 의원은 사모펀드 재산 등록 당시 조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있었기 때문에 ‘전 민정수석’이라는 호칭을 썼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