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의원의 정계 복귀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바른미래당 내 유승민계 의원들 사이에서 “꽃가마를 보내드려야 올 분”이라며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손학규 대표에 맞서 비당권파 독자 조직을 결성하고 신당 창당을 포함한 활동 방안을 논의 중인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의원들은 안 전 의원의 조속한 합류를 고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안 전 의원 측은 “지금 귀국 시점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측 이혜훈 의원은 8일 YTN 라디오에서 “안 전 의원 측근들에게 들었다”며 “이렇게 국내 상황이 복잡하고, 어느 한쪽 편을 들면 다른 진영으로부터 비난을 받게 되는 상황에서 안 전 의원이 한국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가 있을 때 거기에 끼고 싶지 않아 하는 것이 안 전 의원의 스타일”이라며 “문제가 정리되고 꽃가마를 보내드리면 올 분”이라고 했다.
같은 비당권파인 하태경 의원은 “안 전 의원이 이번 총선을 건너뛰면 정치적으로 객사(客死)할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하 의원은 tbs 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확인해본 결과 안 전 의원이 정계 은퇴를 할 것 같지 않다. 정치 복귀를 할 거라고 본다”며 “총선을 건너뛰고 대선으로 바로 가면 자기 기반이 다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비당권파 의원들은 바른미래당 창당주역인 유승민 의원과 안 전 의원이 힘을 합해 당의 내분 사태를 끝내주기를 바라고 있다. 당권파와의 힘겨루기가 팽팽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안 전 의원이 가세하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유 의원과 안 전 의원이 실제로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준 전례가 없는 만큼, 이 기회에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유 의원은 “안 전 의원을 만나기 위해 우주라도 갈 수 있다”며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안 전 의원은 독일 유학을 끝내고 미국에서 연구 활동을 이어가겠다며 복귀설을 일축한 상태다.
안 전 의원 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전 의원은 정치 역정에 있어서 꽃가마 비슷한 거라도 타본 적이 없는 분이다. 편치 않은 길만 걸어왔다”며 이혜훈 의원의 꽃가마 언급을 반박했다. 다만 귀국 시점에 대해서는 “연구 성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총선 전이냐 후냐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심우삼 김용현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