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들 한글날에 훈민정음 상주본 반환 염원 담은 손편지 소장자에게 전달

입력 2019-10-08 17:47
국민DB

훈민정음 해례본(解例本) 상주본(사진) 반환 촉구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고교생들이 한글날(9일)에 상주본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배익기씨를 만난다.

8일 경북 상주고등학교 등에 따르면 2학년 김동윤(18)군 등 4명은 9일 오전 11시30분쯤 그동안 전국에서 받은 400여명의 상주본 반환 서명과 학생들의 손글씨 등을 배씨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들은 앞서 상주본 반환 서명운동을 주도한 고교생들로 지난 8월 12일부터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상주 우석여고, 서울 해성여고, 세종 국제고, 경북 김천고 등의 학생들도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김군은 “요청서를 전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주본의 현재 상태, 그동안 상주본에 대해 궁금했던 점 등을 물어볼 것”이라며 “상주본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와 입장도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배씨는 학생들이 찾아온다는 소식에 ‘훈계’하는 내용의 답변서를 내놓기도 했다. 배씨는 미리 배포한 ‘학생들의 오도(誤導)된 서명요청에 대한 훈계답변서’에서 “학생들은 어른들의 부추김이나 선동에 수동적으로 따르려고만 할 게 아니라 다른 사정도 있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행동하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고서적 수집가인 배씨는 2008년 자신이 상주본을 소유하고 있다고 처음 알렸다. 하지만 이후 소유권 분쟁이 시작돼 재판이 이어졌고 상주본이 문화재청 소유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지만 배씨는 여전히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상주본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배씨는 국가가 가져가려면 상주본 가치의 10분의 1인 1000억여원을 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