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신보 “뚱딴지 같이 중재자 촉진자 떠들지 말고, 美에 할 소리나 바로 하라”

입력 2019-10-08 17:08
조선신보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8일 대내외선전매체를 이용해 문재인 대통령을 거칠게 비난했다.

북한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8일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남조선당국자는 미국까지 ‘새로운 방법’과 ‘창발적인 해결책’을 말하고 있을 때 뚱딴지같이 ‘중재자’ ‘촉진자’를 떠들 것이 아니라 미국에 대고 할 소리나 바로 하면서 ‘상식을 뛰어넘는 상상력’으로 북남(남북)관계 문제를 주견 있게 처리해나갈 대안이나 고심하라”고 주장했다.

조선신보는 “남조선 당국이 치적으로 광고하는 ‘중재’ 역할은 사실상 북의 아량 덕택일 뿐”이라며 “공미증에 사로잡혀 미국 앞에서 오금을 펴지 못하는 남조선당국자가 민족 내부문제인 북남관계를 조미관계와 ‘북핵포기’에 스스로 종속시켜 북남선언 이행을 교착상태에 빠드린 것이 바로 중재자, 촉진자 역할의 실상”이라고 힐난했다.

조선신보는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우리 정부의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구입 등을 거론하며 “남조선 당국의 무분별한 처사는 사대매국과 동족대결에 미쳐날뛰던 이전 보수정권의 망동과 무엇이 다르냐”고 했다. 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워싱턴에서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전날 방미한 것과 관련해 “내외여론은 미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볼장을 못보는 남조선이 도대체 무슨 역할을 한다는 것이냐며 아연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신보는 문 대통령 실명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1년 전 북의 최고령도자와 평양시민, 온 겨레와 전세계 앞에 이렇게 기약하였으나 사대적 근성과 외세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북남관계를 파국으로 몰아넣고 있는 남조선당국자’라는 표현을 통해 ‘남조선당국자’가 문 대통령임을 암시했다.

앞서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오전 ‘북남합의에 대한 용납 못 할 배신행위’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에서 밝힌 미국산 무기구매 계획과 관련해 “상전의 요구를 받아들여 동족을 겨냥한 침략 무기들을 구입하려 하는 남조선 당국의 무분별한 처사는 북남합의에 대한 용납 못 할 배신행위”라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 역시 문 대통령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얼마 전 미국을 행각한(방문한) 남조선 집권자가 미국산 무기구매를 강박하는 상전의 요구를 받아 무는 비굴한 추태를 부렸다”고 언급했다.

이 매체는 ‘언행이 다르면 배척을 받기 마련’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에 대해서도 “조선반도 평화를 유린해 온 저들의 범죄적 정체를 가리고 민족분열의 비극적 산물인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를 국제화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