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빅4’에서 중위권 팀으로 전락한 토트넘 홋스퍼가 선수단에 연봉 삭감을 경고했다. 리그 10위 안팎을 전전하는 부진 속에서 주전 골키퍼 위고 요리스의 장기 결장과 중원의 핵심 전력 중 하나인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이적이 예고된 악재를 끊을 ‘쇄신 카드’로 초강수를 꺼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8일(한국시간) “토트넘의 대니얼 레비 회장이 올 시즌 리그 ‘빅4’에 들지 못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구단을 재정적으로 보호하는 임금 체계를 도입했다”며 “토트넘 선수들은 연봉이 삭감되고 보너스를 지급받지 못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32강이 싸우는 챔피언스리그 본선은 각국 리그 못지않은 흥행카드다. 조별리그만 해도 시즌 중 최소 6경기를 더 치를 수 있어 구단의 중요한 수입원이 된다.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상위 4개 팀이 챔피언스리그 본선으로 직행한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리그를 4위로 완주해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본선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리그에서 3승 2무 3패로 리그 20개 팀 중 9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 5일 리그 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상대적 약체인 브라이튼 앤 호브 앨비언에 0대 3으로 완패하는 수모까지 당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부진하다. 지난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독일 바이에른 뮌헨을 불러 가진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2대 7로 대패를 당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이 대회 준우승 팀이다. 1승도 챙기지 못한 현재 전적(1무1패)만 놓고 보면 16강 진출을 낙관하기 어렵다.
전체 일정의 20%를 소화한 시즌 초반부터 작심한 듯 연봉 삭감 가능성을 경고한 레비 회장의 새로운 임금 체계 도입은 분위기를 쇄신하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현재 유일하게 제몫을 하고 있는 손흥민의 올 시즌 연봉 추정액은 728만 파운드(약 107억원)다. 팀 내 3위에 해당한다. 최고액은 공격수 해리 케인과 미드필더 탕귀 은돔벨레의 1040만 파운드(약 153억원)다.
토트넘의 상황은 개선될 여지가 없다. 되레 악재만 쌓였다. 요리스는 사흘 전 브라이튼전에서 경기 시작 3분 만에 팔꿈치 탈골로 교체된 뒤 전력에서 이탈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요리스를 점검한 프랑스 대표팀의 디디에 데샹 감독은 이날 “요리스가 올해 안에 복귀할 수 없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에릭센은 지난여름 휴식기에 불발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시도하며 중원 전력에 균열을 내고 있다. 이날도 이적설이 제기됐다. 스페인 일간 마르카는 “에릭센이 내년 1월 겨울 이적시장에 레알 마드리드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