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군용기 독도영공 침범 막는다”…한·러 공군 간 직통전화 설치 추진

입력 2019-10-08 14:17 수정 2019-10-08 14:22
러시아의 A-50 조기경보통제기 <자료: 일본 항공자위대>

한·러 공군 간 직통전화 설치가 추진된다. 러시아 군용기가 지난 7월 독도 영공을 침범한 사건을 계기로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는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주변국 항공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방지를 위해 군사외교적 노력을 강화 중”이라며 “러시아와 비행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오는 22일로 예정된 한·러 합동군사위원회에서 MOU 체결 시점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러시아 측과의 협의는 2004년부터 시작됐다. 합참 관계자는 “MOU 체결에 필요한 문안 협의는 지난해 11월 16일 완료됐다”고 말했다.

한·중 간 직통전화 추가 설치도 추진된다. 합참은 “현재 한·중 간에는 우리 제1중앙방공통제소(MCRC)와 중국 북부전구 간 직통전화를 운용 중”이라며 “제2MCRC와 중국 동부전구 간 직통전화를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중국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 군 당국은 지난 4월 열린 제6차 한·중 방공실무협의 때 직통전화를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중국 측에 제안했다. 이에 중국 측은 “중앙군사위원회를 통한 상부 보고 및 승인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직통전화 설치는 외국 군용기의 KADIZ 무단 진입을 막기 위한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 군용기들은 지난 7월 23일 KADIZ에 무단 진입해 ‘연합 공중전략 순항훈련’을 실시했다. 당시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독도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했다. 특히 중국 군용기는 정례훈련을 하듯 KADIZ를 넘나들고 있다.


중국, 러시아와 연결을 추진하는 직통전화는 ‘핫라인’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군사적으로 핫라인은 핵 문제를 비롯한 전략적 논의를 위해 주로 양국 국방장관 간 연결된 통화 채널을 가리킨다. 양국 공군 간 직통전화는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것으로, 핫라인보다는 낮은 단계의 직통망이다.

이날 합참은 북한의 전자기펄스(EMP)탄 공격에 대비한 방호시설을 조기에 구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군 지휘시설 55곳 등에 대한 방호시설 구축 시점을 2051년에서 2039년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밖에 합참은 전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보병 전투원 전원에게 야간투시경을 1대씩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특수부대 요원들에게는 무전기를 1인당 1대씩 지급하고 보병 전투원들에게는 2인당 1대씩 무전기를 보급할 계획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