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의 여성을 살해한 죄로 복역 중인 새뮤얼 리틀(79)이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추가로 자백한 93건의 살인사건 중 최소 50건이 사실로 확인됐다.
AP통신, NBC뉴스 등은 7일(현지시간) “리틀은 미 역사상 최악의 연쇄살인범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FBI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연방 범죄 분석가들은 리틀의 모든 자백이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까지 50건이 사실로 검증됐다. ‘그린리버 킬러’로 불린 연쇄살인범 게리 리지웨이의 49건을 넘어선 수치다. 피해자의 대부분은 여성이었다.
리틀은 지난해 FBI의 강력범죄자 체포프로그램(ViCAP)에 따라 조사받던 중 1970년부터 2005년까지 36년 동안 93명을 목 졸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희생자의 상당수는 사회 취약계층이었다. 리틀은 일정한 거주지 없이 미 전역을 떠돌며 성매매 여성이나 마약 중독자들을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고, 이 때문에 피해자들의 사인 역시 주로 약물 과다복용이나 원인 미상으로 나타났다. 피해자의 신원은 물론이고 시신 자체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ViCAP의 범죄 분석가 크리스티 팔라졸로는 “리틀은 수년간 그 누구도 희생자들의 소재를 찾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자신이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사회적 그늘에 있는 취약계층의 사람들을 상대로 살인을 저지르면 그들의 사인에 대한 관심도 적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악용한 셈이다.
새뮤얼 멕다월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권투선수 출신의 리틀은 지난 2012년 마약 관련 범죄 혐의로 켄터키주의 노숙자보호소에서 처음으로 체포된 뒤 캘리포니아로 이송됐다. 경찰은 그곳에서 DNA 증거를 통해 리틀이 1987년부터 1989년 사이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여성 살인사건 3건의 범인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난 2014년 리틀이 저지른 3건의 범행 모두에 유죄판결이 내려졌고 그는 이후 종신형을 살고 있다.
FBI는 웹사이트를 개설해, 리틀이 확인되지 않은 살인 사건에 대해 진술하는 모습이 담긴 비디오 영상과 그가 죽였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초상화를 게재하기도 했다. 초상화는 모든 리틀이 직접 그린 것으로 대부분 흑인 여성의 얼굴이 담겼다. 팔라졸로는 “리틀이 이미 수감 중이지만, FBI는 가능한 한 모든 사건을 종결해 희생자 개개인에 대한 정의를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FBI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자백 내용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