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8차 사건’ 윤씨 “변호사 선임해 재심 준비할 것”

입력 2019-10-08 11:57 수정 2019-10-08 11:59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 뉴시스, SBS 제공

화성 연쇄살인 사건 중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을 복역한 윤모씨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재심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윤씨는 8일 청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족들과 재심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변호사도 선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신원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는 윤씨는 “나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 왜 자꾸 나를 찾느냐. 직장에 소문이 나 해고되면 내 인생을 책임질 수 있느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어 30년 전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아무도 도와준 사람이 없었다. 더는 할 말이 없으니 돌아가라”면서도 “생각이 정리되면 언론과도 인터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씨는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의 박모(당시 13세)양 집에 침입해 잠자던 박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이듬해 7월 검거됐다.

윤씨는 같은 해 10월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했지만 2심과 3심에서 기각돼 무기수로 복역 중 감형받아 2009년에 가석방됐다.

윤씨는 1심 선고 이후 “고문에 의해 허위 자백을 했던 것”이라며 항소했다. 2심 판결문에도 윤씨가 “이 사건 발생 당시 집에서 잠을 자고 있었음에도 경찰에 연행돼 혹독한 고문을 받았다.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허위로 진술했다”고 주장한 내용이 나온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고문을 당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윤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화성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56)는 그간 모방 범죄로 분류됐던 8차 사건까지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했다. 이춘재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경찰의 강압·부실 수사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8차 사건뿐만 아니라 이춘재가 자백한 모든 사건에 대해 철저히 검증해 의혹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