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9호선 파업에 대체인력 투입…노조 “파업권 침해” 반발

입력 2019-10-07 17:09 수정 2019-10-07 17:19
7일 오전 2호선과 9호선 환승역인 종합운동장역에서 시민들이 9호선 김포공항 방향으로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모습. 뉴시스

서울지하철 9호선이 노조 파업에도 정상 운행되고 있다. 파업 구간의 운행 비중이 9호선 전체의 20%에 불과한 데다 서울교통공사가 대체 인력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노조 측은 파업권 침해라고 반발했다.

서울교통공사는 7일 지하철 9호선 2·3단계(언주∼중앙보훈병원, 13개역) 구간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9호선운영부문 노동조합(서울메트로9호선지부)이 이날 오전 5시를 기해 사흘간 파업에 돌입했지만, 오후 3시 현재까지 별다른 열차 지연은 빚어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운행 횟수와 간격도 평소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공사는 전했다.

2·3단계 구간의 평일 운행 횟수는 90회로, 9호선 전체 운행 횟수(458회)의 20%를 차지한다. 노조는 지하철이 관련 법상 필수 유지 공익사업장인 만큼 출근 시간대인 오전 7∼9시는 100% 운행하고, 퇴근 시간대인 오후 5∼7시는 80%, 나머지 시간대는 운행률 60%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사측이 비조합원과 불참자 등 대체 인력을 투입하면서 열차는 정상 운행되고 있다.

사측은 “최소운영 가능 인원 130명보다 34명 많은 164명의 운영인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또 2·3단계 구간의 이용자가 1단계 구간(개화∼신논현, 25개역)보다 적어 승객들의 파업 체감도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3단계 8개 역의 이용객은 하루 평균 3만∼4만명으로, 9호선 전체(약 50만명) 이용객의 10%에 미치지 않는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서울시는 시민불편을 이유로 들어 9호선 노동자들의 정당한 헌법적 권리행사, 합법적인 파업투쟁에 대체인력을 투입했다. 어처구니 없다.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일관성이 있어야 신뢰를 받고 노동존중 시정철학의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며 파업권 침해를 지적했다.

서울시는 최종적인 목표는 시민의 원활한 교통 이용과 최고의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황인식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노동조합이든 서울시든 최종적 목표는 시민의 원활한 교통 이용과 최고의 서비스다. 여기에 대해선 어떤 불일치 내지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7일 오전 2호선과 9호선 환승역인 종합운동장역에서 시민들이 9호선 김포공항 방향으로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모습. 뉴시스

서울메트로9호선지부는 이날 서울 중구 시청 앞에서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파업 출정식을 열고 “공사와 동일한 임금과 처우를 해달라”며 민간 위탁 계약 폐지, 보안요원 정규직 전환, 인력 충원, 9호선 열차 8량화(현재 6량)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서울교통공사와 동일한 업무를 하고 있는데 9호선 노동자들은 그들보다 열악한 직무 환경에 놓여 있다”며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노조는 9일 밤 12시까지 1차 파업을 하고, 이후에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6∼18일 서울교통공사 노조와 연대 파업할 예정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