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경찰 비무장 흑인 오인 총격사건’ 핵심증인 숨진 채 발견

입력 2019-10-07 17:04
'백인경찰 흑인오인 총격사살' 사건 피해자인 보탐 진 가족의 변호인이자 흑인 인권변호사인 리 메리트 변호사는 이 사건 핵심 증인이던 조슈아 브라운이 지난 4일 총을 맞아 사망했다고 6일 트위터에 썼다. 사진=리 메리트 변호사 트위터 캡처

미국 텍사스주에서 한 여성 경찰관이 집을 착각해 다른 사람 집에 들어간 뒤, 그곳에 살던 흑인 남성을 총으로 쏴 사망케 한 사건의 핵심 증인이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죽음이 재판에서의 증언과 연관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은 6일(현지시간) ‘흑인남성 오인사살’ 사건의 핵심 증인인 28세 흑인 남성 조슈아 브라운이 지난 4일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브라운은 지난해 9월 미국 텍사스주 댈라스의 전직 경찰관인 백인 여성 앰버 가이저의 흑인 오인사살 사건의 핵심증인이다. 가이저는 야간근무 후 다른 집에 들어가 그곳에서 TV를 보던 흑인 남성 보탐 진(당시 26세)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 집을 착각했다는 가이저는 “강도인 줄 알았다”고 해명했지만 그의 휴대전화에서 인종차별적 문자메시지가 다수 발견되기도 했다. 가이저는 지난 2일 재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브라운은 사건 발생 당시 아파트의 당시 거주자로 지난달 공개 재판에서 증언했다. 그는 사건 당시 복도에 있었다며 두 사람이 만나는 듯한 목소리를 들은 뒤 곧바로 총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진 가족의 변호인이자 흑인 인권변호사인 리 메리트는 이날 트위터에 “조슈아 브라운이 정체를 알 수 없는 가해자에게 수차례 총을 맞았다”고 썼다. 브라운은 사고 현장에서 5마일 떨어진 현재 거주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사망한 날은 브라운의 증언이 있은 지 10일, 가이저의 선고가 있은 지 이틀 만이다.

목격자들은 이날 오후 10시30분쯤 여러 발의 총상을 입고 거주지 주차장에 쓰러진 브라운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그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목격자들이 ‘여러 발의 총소리를 들었고, 이후 은색 세단 자동차가 서둘러 주차장을 떠났다’고 증언했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사건 용의자는 발견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브라운의 죽음이 재판에서의 증언과 유관한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 사건이 미국 내 흑인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리트 변호사도 “매우 개인적인 일로 보인다”면서도 “그의 살인은 미국 흑인이 처해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그는 국가가 허가하든 그렇지 않든 총기 폭력의 다음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끊임없이 시달렸다”고 적었다. 브라운이 증언했던 사건 역시 ‘백인 경찰관이 비무장 흑인에게 총을 쏜 사건’으로 알려지면서 댈러스 내에서 광범위한 시위가 일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