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집권 사회당, 경제 호전 앞세워 총선 승리

입력 2019-10-07 16:34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가 6일(현지시간) 밤 리스본애서 집권 사회당의 총선 승리가 확실시되자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P뉴시스

포르투갈 총선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가 이끄는 집권 중도좌파 사회당이 승리를 거두었다. 최근 유럽 전역에서 우파 포퓰리즘이 득세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AFP통신은 7일(현지시간) 전날 치러진 포르투갈 총선 결과 사회당이 전체 의석수 230석 가운데 106석을 차지해 압승을 거뒀다고 전했다. 사회당은 지난 2015년 총선의 86석에서 이번에 20석이나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반면 중도 우파 사회당은 지난 총선보다 20석 줄어든 77석에 그쳤다. 그리고 좌파정당연합 19석, 공산주의-녹색당동맹(CDU) 12석 등으로 뒤를 이었다.

사회당의 이번 승리는 지난 4년간 코스타 정부가 포르투갈에 정치·경제·사회적 안정을 가져온 덕분이다. 특히 2010년부터 3년여간 이어진 재정위기 직후 0.2%(2014년)까지 떨어졌던 포르투갈 경제 성장률은 관광 분야의 호조 등을 앞세워 지난해 2.1%로 올라갔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절반 수준인 6%까지 떨어져 200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제1당은 사회민주당이었다. 사회당은 제2당이었지만 좌파정당연합, 공산주의-녹색당동맹 등 급진 좌파와 연대해 과반의석을 확보한 뒤 우파정부를 불신임하는 전략으로 정권을 차지했었다. 당시 사회당과 극좌파와의 연정에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지만 코스타 정부는 탈세 단속으로 재정수입을 늘려 포르투갈의 만성적 문제인 재정 건전성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각종 정책을 시행해 성과를 거뒀다.

사회당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의회 과반이 안되는 만큼 연정 구성을 추진할 전망이다. 다만 이번엔 의석수가 줄은 공산주의-녹색당동맹은 배제된 채 좌파정당연합과만 손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격한 공산주의-녹생당동맹보다는 중도에 가까운 좌파정당연합은 지난 연정에서 안락사와 대마초 합법화 같은 사회문제에 대해 자유주의적 정책을 옹호했다. 카타리나 마틴스 좌파정당연합 대표는 “국가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연정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노동자를 지지하며 국가의료서비스를 살리고 공공투자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제 호전에도 불구하고 국가의료서비스 예산이 대폭 삭감되고 빈부 격차가 커졌다는 점에서 코스타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포르투갈에서 올해 트럭 운전사들과 간호사 등 의료분야 노동자들이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대규모 파업을 벌인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