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실천의 대명사로 불리는 전북 전주시 노송동 천사마을 골목골목에 ‘얼굴 없는 천사’의 감동이 벽화로 조성된다. 얼굴 없는 천사가 20년 가까이 전해준 희망 메시지가 낡고 칙칙했던 마을 골목길을 환하게 밝힐 것으로 기대된다.
전주시는 주민참여 마을개선 희망사업의 하나로 노송동 천사길에 다음달까지 ‘얼굴 없는 기부 천사’를 이야기로 표현한 담장 벽화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이 사업엔 2200만원이 들어간다.
전주시는 이를 통해 주민과 마을을 찾는 방문객에게 기부 천사가 주는 감동이 스며들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전주시는 지난 5월부터 주민 의견 수렴과 공공디자인 심위위원회 심의 등의 보완 과정을 거쳐 벽화 조성안을 마련했다.
전주시는 이 사업이 마무리 되면 천사마을 이미지가 더욱 확산되고 주민 주거복지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전주시는 2017년과 지난해 각각 인봉경로당 앞 골목길과 문화1길 담장에 천사의 날개 등 벽화를 조성한 바 있다.
최무결 시 생태도시국장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주민들이 벽화 조성에 많은 관심을 보여줬다. 얼굴 없는 천사가 주는 감동으로 마을공동체 활성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는 2000년부터 해마다 연말이면 수 천만 원의 현금을 주민센터 앞에 놓고 가는 이름 모를 기부자를 일컫는다. 이 천사는 지난 19년동안 20차례에 걸쳐 모두 6억 834만 여원을 몰래 놓고 갔다. 이로 인해 소년소녀가장 등 4800여 가구가 따스한 도움의 손길을 받았다.
마을 주민들은 이 천사의 뜻을 기리고 선행을 본받자는 의미에서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하고, 주변 6개동이 함께 천사축제를 개최하여 불우이웃을 돕는 등 나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주시는 2009년 주민센터 화단에 ‘얼굴 없는 천사의 비’를 세우고 2015년에는 마을 이름을 ‘천사마을’로 이름 붙였다. 지난해엔 주민센터 입구에 천사기념관을 조성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