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한글날을 앞두고 통신 용어 등을 바른 우리말로 쓰자는 내용의 우리말 교육책을 만들어 구성원에게 배포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말 ‘사람 잡는 글쓰기’란 제목의 책을 펴내고 현재까지 SK텔레콤, SK ICT 패밀리사, SK텔레콤 자회사 구성원에게 총 1200여부를 배포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책은 총 163페이지로 쉽게 쓰기, 짧게 쓰기, 맞게 쓰기, 옳게 쓰기 등 4가지 목차와 고객언어, 맞춤법, 체크리스트 등이 담긴 부록 ‘언어사전’으로 구성됐다.
쉽게 쓰기엔 어려운 한자어·외래어·전문용어 대신 읽기 편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우리말을 사용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예를 들어 ‘NEW 단말’ 대신 ‘개통한 적이 없는 휴대폰’ ‘IMEI’ 대신 ‘휴대폰 식별번호’ ‘OTA 개통’ 대신 ‘유심 정보를 온라인으로 받아 개통’ 등으로 표기하자는 식이다.
짧게 쓰기엔 고객에게 발송하는 문자 메시지나 홈페이지 안내 글 등을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꼭 필요한 정보만 담아 쓰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예를 들어 ‘죄송한 마음에 조그만 선물을 전달 드리오니 앞으로도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세요’라는 문구는 ‘죄송한 마음에 조그만 선물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세요’로 바꿔 쓰자는 식이다.
맞게 쓰기에선 각종 사례를 들어 고객의 유형과 상황에 따라 사용하는 문구와 표현이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사과문을 쓸 땐 사과를 분명하게 표현하고, 잘못을 정확하게 설명하며, 개선을 확실하게 약속해야 한다는 식이다. ‘잘못이 있었습니다’와 같은 수동태 표현, ‘~했다면’과 같은 조건부 표현, ‘하지만’과 같은 변명의 표현은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고 안내한다.
옳게 쓰기에선 시대에 따라 사전적 정의, 사회적 함의가 달라지는 언어의 특성을 고려해야 함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오늘날 차별적 표현으로 여겨지는 ‘살색’ ‘난쟁이’ ‘상류층’ 등의 단어나 ‘몸짱’ ‘미녀’ 등 성적 대상화 소지가 있는 표현은 사용하지 말자는 식이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신조어에 대해서도 ‘트렌디해 보인다’는 이유로 무작정 쓸 것이 아니라, 특정 지역·세대·집단을 비하하는 의미가 담긴 건 아닌지 잘 살펴보고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람 잡는 글쓰기’는 책 내용 전체에 대해 국립국어원의 감수를 받아 정확도∙신뢰도를 높였다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