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하고 기괴한 분위기,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로 화제가 됐던 ‘타인은 지옥이다’(OCN)가 마지막까지 충격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6일 전파를 탄 마지막 회 시청률은 3.9%를 기록했다.
극은 상경한 청년 종우(임시완)가 서울의 한 허름한 고시원에 몸을 들이며 겪는 섬뜩한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연일 화제 몰이를 했다. 누적 조회 수 8억회에 달하는 김용키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 만화를 충실하게 재현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상상력까지 덧붙여 풀어내며 인기를 끌었다. 최종회의 내용도 충격적이었다. 불안에 시달리던 종우가 고시원에 살던 살인마들을 전부 없애는 모습으로 끝맺었다.
배우들의 호연이 흥행 포인트 중 하나였다. 제대 후 복귀작으로 이 드라마를 선택한 임시완은 선악 경계를 오가며 끊임없이 불안에 시달리는 종우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살인마 서문조 역의 이동욱, 고시원 주인 엄복순 역의 이정은 등 배우들의 열연도 시선을 붙든 요소다.
무엇보다 작품 배경이자 극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전하는 고시원의 생생한 모습이 흥행의 끌차가 됐다. 드라마틱 시네마 프로젝트로 선보인 작품답게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했는데, 곰팡이가 핀 고시원의 모습과 답답한 공간 연출은 공포감을 한껏 배가시켰다.
해당 세트장을 지휘한 박재현 미술감독은 철저한 자료조사를 통해 이 같은 공간을 만들어냈다. 파주 한 고시원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그는 “싱가폴, 브라질 등 국가의 허름한 감옥의 질감에서 얻은 모티브들도 고시원에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뛰어난 완성도에도 호불호는 갈렸다. 안 그래도 기괴한 원작을 더욱 생생히 화면에 구현한 탓에 시청자층을 폭넓게 끌어들이진 못했는데, 마니아층은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해당 드라마 후속으로는 이민기 이유영 주연의 ‘모두의 거짓말’이 전파를 탄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