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 해방군이 홍콩 시위 참가자들에게 경고 사인을 보냈다. 4달에 걸친 반정부 시위에서 처음으로 포착된 시위대와 중국군의 직접 접촉이다.
홍콩 시위대 수백명은 지난 6일(현지시간) 중국군 막사 벽에 레이저 불빛을 비추며 항의의 뜻을 표했다.
그러자 한 중국군 병사는 지붕 위로 올라가 광둥어로 “당신들 행동의 결과에 책임을 져라”고 말했다. 중국어와 영어로 “경고. 여러분은 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기소될 수 있다”고 적힌 노란색 경고문을 양손으로 들여 보이기도 했다. 여러 병사들이 시위대의 동태를 감시했고 얼마 후 시위대는 다른 지역으로 향했다.
홍콩 주둔 중국군이 시위대에 경고 깃발을 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로이터는 홍콩 시위대와 중국 인민 해방군 사이의 첫 직접 접촉이었다고 설명했다.
홍콩 정부는 지난 4일 시위 확산을 막겠다며 공공 집회나 시위 때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 금지법을 발표하고 지난 5일부터 시행했다. 이를 어기면 최고 1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홍콩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렀고 지난 4일부터 홍콩 곳곳에서 격렬한 반대 시위가 벌여졌다.
시위대는 지난 6일에도 여전히 마스크를 쓴 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마스크를 쓰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참가자는 벽돌과 화염병을 던지기도 했다.
이날 파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시위에 나선 대학생은 로이터에 “복면 금지법은 우리의 분노를 부채질할 뿐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새로운 법이 두렵지 않고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며 “우리는 정의를 위해 싸운다. 폭압을 두려워하지 않는 걸 정부에 보여주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덧붙였다.
홍콩 경찰은 새 복면 금지법에 따라 지난 5일 처음으로 적어도 13명의 시위대를 체포했다. 이들 대부분은 불법 집회 참가 혐의도 받았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