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태풍 ‘하기비스(Hagibis)’가 6일 오전 미국령 괌 동쪽 바다에서 발생해 일본 방향으로 북상 중이다. 하기비스는 올해 발생한 태풍 가운데 가장 강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번 주말 일본 오키나와 부근까지 진출할 것으로 보이는데, 발달 초기인 만큼 진로의 불확실성이 커 한반도에 영향을 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하기비스는 이날 오전 3시 기준 미국령 괌 동쪽 약 690㎞ 부근 해상에서 시속 31㎞의 속도로 서쪽을 향해 이동 중이다. 하기비스는 일본 오키나와 쪽으로 천천히 서북서진하다가 11일 오전 3시쯤 오키나와 동남동 700㎞ 부근 해상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하기비스의 현재 중심기압은 975hPa(헥토파스칼), 최대 풍속은 초당 32m다.
하기비스는 이날 오후 ‘강한 중형’ 태풍으로 발달할 전망이다. 주말 첫날인 8일부터는 ‘매우 강한 중형’ 태풍이 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오키나와 해상으로 진입하는 10일 오후쯤에는 강풍 반경 최대 450㎞, 중심 최대 풍속은 초속 53m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기상청은 “해수면 온도가 29~30도로 높고, 상하층 간에 바람 차이가 없는 등 태풍이 발달하기 좋은 조건의 해역을 통과하기 때문에 하기비스가 매우 강하고 빠르게 발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현재까지는 하기비스가 일본 오키나와까지 진출한 후 북동쪽인 규슈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지만, 계속 북상해 13일 이후 한반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한반도에 상륙하지 않더라도 강풍 반경이 넓어진 탓에 제주 등 일부 지역에 직·간접적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다만 기상청은 “아직은 우리나라와 멀리 떨어져 있고, 주변 기압계의 큰 변화로 진로의 불확실성이 커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지는 판단하기 이르다”고 밝혔다.
하기비스는 필리핀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빠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하기비스가 한반도에 상륙할 경우 올해 한반도에 영향을 끼친 태풍은 총 8개가 된다. 이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은 횟수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