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비예나 “MVP는 보너스, 팀원들과 함께 우승해 기뻐”

입력 2019-10-06 17:09 수정 2019-10-06 17:10
2019 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대한항공 안드레스 비예나.

“팀과 개인의 첫 목표였는데 이루게 돼 기분이 너무 좋아요.”

대한항공의 ‘스페인산 거포’ 안드레스 비예나(26·192cm)가 팀의 컵대회 우승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비예나는 6일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19 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전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7득점(성공률 67.56%)을 올리며 대한항공의 3대 0(25-22 25-20 29-27)완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기자단 투표에서도 29표 중 16표를 획득해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비예나는 경기 후 취재진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MVP가 된 건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팀원들과 융합해서 코보컵을 우승하는 게 목표였다”며 밝게 웃었다.

비예나는 결승전 공격 점유율 46.84%를 기록하며 팀 공격의 절반을 책임졌다. 다가올 리그 경기에서도 팀 공격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비예나는 팀원들을 믿는 모습이었다. 그는 “부담감은 전혀 없다. 공격수이기에 때리는 걸 좋아하고 대한항공이 세터 배분율이 좋고 다른 팀들에 비해 공격진이 잘 갖춰져 있어 잘 될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비예나는 15세부터 18세까지 스페인 유소년 대표팀에서 뛰었다. 18세 이후에는 줄곧 성인 대표팀에 뽑혀왔다. 그러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배구를 처음 경험하게 됐다. 그는 유럽과 한국 배구의 차이에 대해 “확실히 유럽 배구와 한국 배구는 다르다. 한국 배구는 빠른 플레이를 하고 6~7개 팀이 비슷한 수준”이라며 “다른 팀들도 빠른 배구를 하다보니 블로킹 하는 데 여유가 없어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비예나가 이번 컵대회에서 피곤함을 극복하고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개인 훈련이다. 그는 유럽선수권대회에 스페인 국가대표로 참가한 뒤 25일 입국해 팀과 이틀밖에 훈련하지 못하고 29일부터 컵대회에 나서는 강행군을 이어왔다. 그는 “부상 방지를 위해 일찍 나와서 보강 운동을 하고 워밍업을 하는 게 루틴”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컵대회에는 일정이 빠듯해 피곤했지만 시즌 들어가면 나아질 것”이라며 “지금은 복귀해서 휴식 취한 뒤 12일 현대캐피탈전을 이길 생각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작은 키(192㎝)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개인 훈련으로 점프력을 보강했기에 신체적 단점도 단점으로 인식하지 않는 모습이다. 비예나는 “높이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저는 선수고 계속 웨이트(트레이닝)를 한다. 하체 훈련을 통해 점프력을 높였다”고 말했다. 비예나는 지금도 1m 이상의 서전트 점프가 가능하고, 1m4㎝까지 뛴 적이 있다.

비예나는 한국의 다른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며 대한항공의 새 시즌 성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스페인과는 다른 음식 문화에도 거부감이 없다. 그는 “매운 음식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 안 먹고 있지만 음식에 문제는 없다”며 “양념갈비를 특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순천=글·사진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