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이번 주 후반 한반도 인근을 지날 것으로 관측된다. 기상청은 “올해 들어 발생한 태풍 가운데 하기비스가 가장 강하고 크게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 규슈 지역으로 이동할 무렵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괌 동쪽 바다에서 발생한 하기비스는 시속 44㎞로 서남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하기비스는 서쪽으로 계속 이동하다 11일 일본 오키나와 부근에 이르러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보인다.
예상 경로를 보면 7일 오후 3시쯤 괌 동북동쪽 해상에서 소형 태풍으로 발달한 뒤 9일 오전 괌 북서쪽 해상에 이르러 중형급 태풍으로 커질 전망이다. 고수온 해역을 지나고 상·하층의 바람차가 없는 조건에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11일 오전 3시쯤에는 최대 풍속이 초속 53m로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기비스가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 기상청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북태평양 고기압과 찬 대륙 고기압 등 주변 기압계의 변화로 규슈 인근에서 진로와 이동 속도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지 않더라도 태풍 특보가 발표되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본다.
올해 들어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은 제18호 ‘미탁’을 포함해 모두 7개다. 미탁은 지난주 한반도 내륙을 관통하며 남부지방과 강원 지역에 큰 피해를 남겼다. 하기비스가 추가로 오면 1959년과 함께 가장 많은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해로 기록된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미탁 피해 지역에 특별교부세 50억원과 재난구호사업비 2억3000만원을 긴급지원한다고 밝혔다. 특별교부세를 받는 지역은 강원·경북(각 15억원)과 부산(8억원), 전남·경남·제주(각 4억원) 등 6곳이다. 재난구호사업비는 경북(1억1000만원)과 강원(8000만원), 경남(4000만원)에 지원돼 이재민 임시 주거시설 운영과 생필품 구입 등에 사용된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