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김정은 수교70주년 축전 ‘우의 과시’…‘불신은 여전’ 평가

입력 2019-10-06 14:56
지난 6월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왼쪽)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는 모습. 신화뉴시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서로 축전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우의를 과시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6일 축전에서 중국 공산당과 정부,인민을 대표해 북한 노동당, 정부, 인민에 열렬한 축하를 보낸다면서 “70년 전 중국과 북한이 정식으로 수교한 것은 양당, 양국 관계에서 획기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70년간 양국 지도자의 배려와 양국의 공동 노력 속에 중국과 북한의 전통 우의가 국제적인 풍운과 시대 변천을 겪으면서 끊임없이 발전해 깊어졌다”며 북·중 전통 우의는 양국 공동의 소중한 재산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북한과 중국의 관계를 잘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당과 정부가 시종 견지하는 확고한 방침”이라며 “나는 중국과 북한의 관계 발전을 매우 중시하며 위원장 동지와 상호 신뢰 및 우의를 소중히 여긴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지난해부터 김 위원장과 5차례 만나 북·중 관계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면서 “중국은 수교 70주년을 계기로 북·중 관계를 장기적으로 안정되게 발전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조선중앙통신에 보도된 축전에서 북·중 수교는 ‘새형의 조·중 관계의 탄생을 알리는 획기적인 사변’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위원장은 “두 나라 인민이 피로써 지켜낸 사회주의가 있었기에 조중 친선은 지리적인 필연적 개념이 아니라 동서고금에 찾아볼 수 없는 각별한 친선으로 다져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북중 관계에 대해 ‘지나온 역사를 계승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중대하고도 관건적인 시기’에 들어섰다고 평가하며 “조중 친선의 훌륭한 전통을 꿋꿋이 이어나가며 친선협조관계의 전면적 부흥을 이룩하려는 것은 나와 우리 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총서기 동지와 굳게 손잡고 조중 두 나라 인민의 공동의 염원에 맞게 조중 친선을 세상이 부러워하도록 강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친선과 단결의 위력으로 사회주의 위업과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굳건히 수호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1949년 10월 1일 신중국이 건국을 선언한지 닷새 뒤인 10월 6일 중국과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양측은 한국전쟁을 거치며 순망치한(脣亡齒寒·서로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관계)의 혈맹 관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북한 핵실험으로 장기간 냉랭한 관계로 변했던 양자 관계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세 차례 방중을 하고 올해 1월 북·중 수교 7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다시 베이징을 깜짝 방문하면서 전통 우의가 복원됐음을 과시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도 지난 6월 전격적으로 평양을 방문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축하하면서 김정은 위원장 체제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북한은 중국에 대해 유엔 대북 제재 해제에 적극적이지 않고 대북 지원도 미흡하다는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 6월 시진핑 주석의 방북 당시 양측은 공동 성명도 내지 못했고 최근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평양에 갔다가 이례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하고 돌아왔다. 북·중 관계가 겉으로 포장하는 것 처럼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는 정황으로 해석된다.

또 양측은 과거 한국전쟁 이후 써왔던 ‘혈맹’, ‘동맹’이란 말대신 ‘전통 우호’을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양측이 미국을 의식해 서로 밀착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과거 혈맹으로 복귀하기에는 서로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깊다는 해석이 나온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