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협상 결렬에…민주 “간극 메울 수 있길” 한국 “대북정책 실패”

입력 2019-10-06 14:11
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 김명길(가운데)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한 대사관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뉴시스

여야는 6일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에 상반된 평가와 해석을 내리며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온도 차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아쉬움을 표하면서 향후 북·미 양국이 입장 차를 좁혀나가기를 바란하고 했고, 자유한국당은 문재인정부가 대북정책 실패를 인정할 때라고 날을 세웠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 “안타깝고 아쉽다”면서도 “북·미 양측은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달라진 여건 아래에서 상대방의 의지와 요구 조건을 분명히 확인하는 기회를 가졌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를 바탕으로 조기에 추가 회담을 열어 상호 간 입장 차이를 해소해가기 바란다”며 “북한은 실무협상을 연말까지 미루지 말고 미국과 함께 스웨덴 외교부의 초청에 응해 2주 내 추가 협상을 이어가 ‘새로운 셈법’과 ‘창의적인 아이디어’ 간의 간극을 메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번 ‘노딜’의 시사점은 분명하다. 대화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화의 목적과 결과라는 사실”이라며 “북핵 폐기 이행 없이는 노딜이 명답이다. 우리에게 가장 불행한 것은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섣부른 합의에 이르는 일”이라는 논평을 냈다.

전 대변인은 “문재인정부는 북한의 행동 변화가 답보인 상태에서 김정은의 몸값만 올려놓는 자충수를 두고 말았다”며 “냉철하게 지난 3년간 대북정책을 놓고 스스로 돌아보기 바란다. 실패를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비판했다.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등 북한 대표단이 5일(현지시간) 스웨덴 주재 북한대사관을 나서 인근 북·미 실무협상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으로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던 북·미 실무협상의 결렬에 유감을 표명한다. 성급한 결정이 아닌지 아쉽다”면서도 “북·미는 협상의 끈을 놓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은 “북·미 간 대화는 결코 멈춰서는 안 된다. 조속한 협상 재개를 촉구한다”며 “정부도 차기 협상에서 양측의 진전된 안이 나올 수 있도록 중재자로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이른 시일 내에 실무협상을 재개해 양측이 한발씩 양보함으로써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 연내 제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로 이어져야만 한다”며 “문재인정부도 더 이상 북한과 미국의 눈치만 보지 말고 현 상황을 타개해 나가는 데 주동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현 대안신당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 사이의 톱다운 방식에 의해 협상은 타결될 것이니만큼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라며 “양측은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계산법’이 아니라 ‘계산의 결과물’을 주고받는 회담을 연말 안에 성공시켜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실무협상이 이뤄진 것 자체에 ‘북·미 대화 재개의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대화 동력을 살려가는 데 힘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북·미 간 실무협상에서 당장의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지만, 북측 신임 대표단과의 협상이 시작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북·미 간 대화의 모멘텀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의 양측 입장을 바탕으로 대화가 지속할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