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크랩 가격이 절반으로 ‘뚝’…대게보다 싸네

입력 2019-10-06 13:29 수정 2019-10-06 15:09
이마트가 오는 9일까지 킹크랩 할인 판매를 진행한다. 모델들이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킹크랩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마트 제공

고급 수산물의 대명사인 킹크랩 시세가 크게 떨어져 평소의 절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마리 당(2~3㎏) 20만~30만원대였던 킹크랩 가격(대형마트 기준)이 10만원대로 떨어졌다. 어획량 증가와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소비심리 위축이 가격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킹크랩 시세가 크게 떨어지면서 대형마트에서는 2~3㎏짜리 킹크랩 한 마리를 10만원 안팎부터 20만원 미만 가격에도 살 수 있게 됐다. 이마트는 제철을 맞은 러시아산 레드 킹크랩(마리당 2~3㎏)을 오는 9일까지 100g당 5980원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도 지난 6월 2㎏미만 킹크랩을 마리당 10만원 미만에 판매했었다.

업계에 따르면 킹크랩 수입 시세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러시아산 킹크랩 수입가는 이달 초 기준 ㎏당 30~35달러에 형성돼 있다. 지난 7월 50~60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30~40% 정도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37~40달러)보다 10% 정도 가격이 떨어졌다.

킹크랩 가격 하락은 최대 소비국 중 하나인 중국에서 판매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1만t에 이르는 킹크랩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했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중국 항구를 통해 수입되는 킹크랩 물량은 전년 대비 20~30%가량 줄었다. 하반기 경기 성장 둔화와 고급 갑각류에 대한 소비심리 위축 탓에 중국의 킹크랩 수입 물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에서 킹크랩 조업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6년 1만7000t 규모였던 러시아의 레드 킹크랩 조업할당량이 풍부한 어족자원과 수요 증가로 2017년 2만1000t까지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만6000t까지 조업할당량이 늘면서 킹크랩이 공급이 확대됐다. 할당 받은 킹크랩 조업량을 채우지 못하면 내년도 할당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 현지에서는 킹크랩 조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반면 킹크랩보다는 저렴하게 판매됐던 대게는 높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킹크랩이 대게보다 많게는 배가량 비싸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킹크랩보다 비싼 대게도 나왔다. 주요 생산국의 어획량이 줄어들고 미국 일본 등에서 수요는 증가하면서 대게 시세는 높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기영 이마트 수산물 바이어는 “중국의 킹크랩 수입량이 감소하면서 러시아산 킹크랩의 국내 반입량이 크게 늘어나 동해안의 수산물 계류장이 킹크랩으로 가득 차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