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순례자의 길’ 이정표에 쓰인 한글 낙서 사진이 공개돼 네티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 사실은 ‘맑은너’라는 활동명을 가진 한 유튜버가 순례자의 길을 걷다 목격한 장면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사진에 따르면 낙서는 돌로 만들어진 이정표 하얀 부분에 검은색 매직으로 쓰였다. 여기에는 ‘진실이 아니라고 말해줘요. 첫날만 힘들다 했자나요. 화이팅’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이 유튜버는 “지난 3일 이 길을 걷던 중 낙서를 발견하고 지우기 위해 사포 등을 준비했는데, 결국 지우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전에도 온라인상에서는 순례자의 길을 찾은 한국인의 ‘추태’를 고발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단체로 순례에 나선 중년 트레킹족들이 게스트하우스 등에서 삼겹살과 김치를 구웠다는 글이 종종 등장해 수년 전부터 문제가 돼 왔다.
해외 트레킹 전문 혜초여행사 소속 한 인솔자는 연합뉴스에 “숙소에서 삼겹살 구워 먹는 분들이 있다”며 “전문 트레킹 팀의 경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지만 일부 개별로 온 분들은 통제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사례가 자주 발생하자 일부 외국인 여행자들은 한국 여행자들과의 순례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이들은 순례 전 순례자 전문 숙소인 ‘알베르게’ 측에 미리 연락해 한국인들이 머물고 있는지를 묻는 일도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