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결승 이끈 비예나 “피곤해도 긍정적으로 생각”

입력 2019-10-05 17:34 수정 2019-10-05 19:56
인터뷰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안드레스 비예나.

“피곤한 건 있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대한항공의 ‘스페인산 거포’ 안드레스 비예나(26·스페인)가 강철 체력을 앞세운 득점 행진을 이어나가며 대한항공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5일 전남 순천팔마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전에서 우리카드를 3대 1(25-16 25-22 19-25 25-23)로 누르고 우승을 거둔 2014년 이후 5년 만에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대한항공의 공격을 이끈 건 외국인 선수 안드레스 비예나(26·스페인)다. 비예나는 이날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3점을 득점했다. 공격 성공률도 60%에 달했다.

반짝 활약이 아니다. 비예나는 이번 대회 물 오른 득점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29일 OK저축은행과의 조별리그 1차전 경기 30득점으로 산뜻하게 대회를 시작한 비예나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만 72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1위에 올라 있다. 이날 올린 23득점까지 추가하면 4경기 95득점째다.

비예나는 강행군 속에서도 강인한 체력을 선보이고 있다. 비예나가 선수단에 합류한 건 지난달 25일이다. 스페인 국가대표팀에 차출돼 유럽선수권대회 참가 일정을 마친 후 지난달 29일 컵대회를 위해 바로 한국으로 이동했다.

비예나는 “물론 피곤한 건 있지만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다”며 “이틀밖에 훈련하지 못하고 경기를 치르고 있지만 (비시즌 동안) 경기 감각을 유지해왔기에 잘 맞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세터진의 능력이 빠른 적응의 비결이다. 비예나는 “한선수와는 오랫동안 맞춰본 것 같은 느낌”이라며 “세터가 라이트에 다 맞춰주니 앞으로의 시즌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유광우는 볼을 예쁘게 올려주고 한선수는 리스크를 많이 거는 게 차이점”이라고 덧붙였다.

비예나는 “지고 있던 4세트를 뒤집고 경기를 마무리 지어 기분이 좋았다”며 “4세트 초반 교체돼 나갔지만 교체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고 경기를 치른 소감을 밝혔다. 이어 “대한항공은 비주전과 주전의 격차가 크지 않은 팀”이라고 덧붙였다.

순천=글·사진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