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존경하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님께

입력 2019-10-04 22:01

배준영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인하대 겸임교수

안녕하십니까? 교육 행정 총괄에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제가 펜을 든 이유는, 어떤 지역의 한 학급당 학생수가 44명에 이르는 사태가 예견됨에 따라 교육부의 재고를 요청하기 위함입니다.

알려진 바와 같이 학급당 학생 수는 교육의 품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상수입니다.

최근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서 인천의 영종국제도시에 예정된 ‘(가칭)하늘1중’과 ‘(가칭)하늘5고’의 신설 건이 부결됐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들 학교는 지난 5월에 결과가 나온 중앙투자심사에서도 탈락한 곳들인데요. 정말 청천벽력과 같습니다.

인천은 신도시가 계속 생겨나면서 과밀학급 문제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지역입니다. 인천 영종을 비롯해 송도와 청라 등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죠.

그러나 영종의 문제가 가장 심각합니다. 학교가 없다는 이유로 인천공항고속도로나 인천대교와 같은 수십Km의 긴 다리를 건너 다른 지역의 학교로 이동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당장 이번 하늘1중과 하늘5고의 신설 무산으로 오는 2022년 영종 하늘도시 내 중학교 3곳의 학급당 학생수는 42.9명, 고등학교 3곳의 학급당 학생 수는 44명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 5월 기준으로 전국 중학교의 학급당 학생수가 25.1명(인천 25.8명), 고등학교의 학급당 학생수가 24.6명(인천 24명)인 것과 비교하면 정말 말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과밀학급 문제가 생깁니다.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이 좁디 좁은 교실에서 선생님의 관심조차 제대로 받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립니다.

더욱이 1년에 4월과 9월 딱 2번만 하는 중앙투자심사에서 떨어졌으니,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답답한 심정입니다.

또 복잡하고 까다로운 학교 설립 절차상 설립계획 승인 이후 개교까지 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하늘1중과 하늘5고의 신설건이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더라도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교육부와 인천시교육청은 영종 하늘도시의 과밀학급 문제 해결을 위해 하늘1중과 하늘5고 신설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할 것입니다.

교육부 장관께서는 얼마 전 국회에서 이에 대한 여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 재검토하시겠다는 말씀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육부 중투심에서 부결이 나온 것에는 분양공고 또는 착공된 공동주택 입주 물량이 현재 교육부 승인 요건에 충족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영종 하늘도시 및 미단시티에서 분양공고에 들어갈 게 당연한 주택사업 승인 및 착공 신고 단계의 공동주택이 수천 세대에 이른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부결 사유가 지나치게 보수적인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영종국제도시는 앞으로 연간 이용객이 1억 명까지 늘어날 인천공항과 함께 하며 성장하는 공공성을 지닌 도시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타파할 수 있도록 교육부는 분양 공고 이전 단계에 대해서도 학교 수요에 포함해야 할 것입니다.

학교 수요 대상에 분양 공고만 따지는 게 아니라, 주택사업 승인 및 착공 신고 단계도 같이 포함하는 형태로 바꿔야 합니다.

인천시교육청이 이 과정에서 주택사업 승인 및 착공 신고 단계도 충분한 학교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자료를 축적해 교육부를 설득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쪼록 교육행정을 총괄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주축인 교육부에서 유연성을 가지고 올바른 판단을 내려 주시기를 건의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