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엔 없었던 이동식 화장실… 오늘 서초동 집회에 30칸 설치

입력 2019-10-04 20:15 수정 2019-10-05 15:04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9.28 ryousanta@yna.co.kr/2019-09-28 19:02:43/

서울교통공사가 서울시 요청에 따라 5일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서초동 일대에 이동식 화장실 30칸을 설치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집회 참석자 귀가를 위해 버스와 지하철 막차 시간 연장도 검토하기로 했다. 특정 집회 참석자를 위해 이같은 지원이 따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4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5일 촛불 집회 참가자를 위한 이동식 화장실을 지하철 2호선 서초역 주변에 18칸, 교대역 주변에 12칸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사 관계자는 “지난 주말 서초동 집회 후 서울시의 요청이 있어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촛불 집회에는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렸다. 화장실 문제가 불거졌고 서초동 일대는 민간 화장실이 비교적 적어 참가자들은 인근 서초역과 교대역 화장실로 몰렸다고 한다. 해당 화장실 주변에서는 혼잡이 빚어졌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화장실 설치가 서초구 관할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다만 서초구는 ‘서울시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은 적이 없으며, 일차적으로 화장실 설치 책임은 주최 측에 있다’고 해명했다. 공중화장실법 10조에 따르면 구청장은 관할구역에 행사 등으로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경우 행사를 주관하는 자에게 이동 화장실의 설치를 명할 수 있다.

3일 오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바라본 광화문광장 주변이 자유한국당 관계자와 범보수단체 등이 각각 개최한 집회로 시민들이 가득 차 있다. 2019.10.3 kimsdoo@yna.co.kr/2019-10-03 14:08:17/

서울시는 논란이 불거지자 서초구를 비롯해 종로구와 중구에 집회 주최 측에 이동 화장실 설치를 명하도록 요청했다. 아울러 집회장 주변 민간 화장실 개방을 독려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전날 광화문 집회의 경우 시나 교통공사 차원의 이동식 화장실 설치 지원은 없었다. 집회 참가자와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두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치 성향이 다른 집회에 비협조적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2016∼2017년 국정농단 규탄 촛불집회 때 서울시는 화장실을 설치를 지원했었다고 한다.

다만 서울시는 정치 성향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제 집회는 애초 집회 인원이 최대 2만 명으로 신고된 데다 주변에 공공기관과 민간 화장실이 많아 화장실 추가 확보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5일 집회가 늦게 끝날 것에 대비해 지하철과 버스 막차 시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