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절 연휴(1∼7일)를 맞은 중국 영화관이 ‘애국주의’로 뒤덮였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개봉한 영화들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중국 신화망은 2일 중국에서 지난달 30일 개봉한 영화 ‘나와 나의 조국(我和我的祖國·My People, My Country)’이 개봉 사흘 만에 8억1300만 위안(약 1369억원) 수입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영화는 감독 7명이 신중국 건국 후 70년간의 역사적 순간 7가지를 연출했다. 7편 모두 붉은 오성홍기가 나부끼는 장면이 눈을 사로잡는다. 감동적인 순간마다 오성홍기는 매번 화면에 등장한다. 영화에서는 ‘중경삼림’으로 유명세를 날린 가수 왕페이가 부른 ‘나와 나의 조국’이 삽입됐다. ‘나와 나의 조국’은 원래 중국의 대표적인 애국 노래로 중국 국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영화를 본 중국인들은 하나같이 ‘뜨겁게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인 한야루(21·여)씨는 “영화 속 화면에서 마오쩌둥의 ‘신중국 건국을 세상에 알리자’라는 음성과 함께 붉은 오성홍기가 나부끼는 순간에는 소름이 돋았다. 영화가 끝나고 우리의 노래인 ‘나와 나의 조국’이 울려 퍼질 때 너무나도 벅차올라 관객 모두가 노래를 불렀다”고 말했다.
중국 매체 신화사는 실제로 많은 중국인이 이 영화를 보러 갈 때 중국 국기를 들고 갔으며, 영화가 끝나자 모두 일어서서 중국 국기를 함께 흔드는 감동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흥행 2위를 달린 중국의 애국 영화 ‘중국 기장(中国机长·The Captain)’은 현재 수입 6억100만 위안(약 1012억원)을 넘어섰다. 이 영화는 지난 2018년 실제로 발생했던 쓰촨항공 회항 사건을 영화로 각색한 것이다. 당시 비행 중 여객기 유리창이 깨지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승무원들이 침착함을 잃지 않고 제 역할을 다해 승객 전원이 무사히 구조되는 내용을 재현했다.
중국의 유명 동영상 사이트 ‘빌리빌리’의 해당 영화 리뷰에는 “너무 아름다운 영화다” “오랜만에 가슴 뜨거워지는 영화를 봤다”라며 호평이 줄을 이었다.
중국은 매년 국경절 연휴 극장가엔 ‘애국주의’ 영화를 어김없이 등장시킨다. 지난 2009년 중국 건국 60주년 국경절에도 공산당 이념이나 중국 혁명사를 노골적으로 홍보하는 ‘건국대업(建國大業)’이 개봉해 대박을 기록했다.
김도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