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54)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뇌기능과 시신경 장애 문제로 검찰 조사를 장시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의 변호인단은 4일 오후 4시쯤 “정 교수가 조사 때 검사와 눈을 마주치기 힘들고 심각한 어지럼증과 구토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변호인과도 장시간 대화를 나누기 힘든 상태”라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뇌기능과 시신경 문제의 이유를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정 교수는 영국에서 유학 중이던 2004년 흉기를 소지한 강도를 피하기 위해 건물에서 탈출하다 추락해 앞에서부터 뒤까지 금이 가는 두개골 골절상을 당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 이후 아직도 심각한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했다. 변호인단은 “이 사고는 영국 일간 더 타임스나 BBC뉴스에도 보도될 만큼 큰 사고였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정 교수는 6세 때 사고로 우안을 실명한 상태”라며 “그간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당한 트라우마로 인해 (이런 사정을) 주변에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시간 조사를 받거나 연속된 조사를 받지 못하는 사정을 말씀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이를 알려 드린다”고 했다. 정 교수는 조 장관 관련 의혹이 불거진 뒤 지난달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정 교수는 이날 재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 교수 측은 뇌기능과 시신경 문제에 대한 진단서를 검찰에는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는 전날 오전 9시쯤 검찰에 처음 출석했지만 건강 문제로 조사 중단을 요구해 오후 5시쯤 검찰청을 빠져나갔다. 이에 대해 ‘황제소환’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 교수는 이날 검찰의 소환 조사 요청도 건강을 이유로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정 교수가 건강을 이유로 사실상 검찰 조사를 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장관은 그간 누차 “(부인인 정 교수가) 소환 조사를 거부하고 있지 않다”며 “가족들은 검찰에 성실히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이날 오전 9시쯤 출근길에서도 “제 가족은 앞으로도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정 교수 측과 조율을 거쳐 조만간 정 교수를 다시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