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파업 중인 전미자동차노조(UAW)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협상안으로 제시하면서 그 파트너로 LG화학이 거론되고 있다.
4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GM은 UAW에 폐쇄가 예정된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조립공장 주변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고 이 공장에서 일부 인력을 흡수하는 안을 제시했다.
GM이 전기차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기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후보로 현재 배터리 공급사인 LG화학과 중국 CATL이 오르지 않겠느냐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LG화학은 지난 2009년 출시된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쉐보레 ‘볼트’의 배터리를 공급하는 등 GM과 오랜 기간 협력해왔다. 다만 LG화학 측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GM이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기 위해선 UAW가 이에 동의하는 식으로 협상이 마무리돼야 한다. 그러나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생산축을 옮기면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돼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는 구조가 단순해 내연기관차만큼의 생산인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정비한다는 계획에 따라 북미 지역에서 5개 공장을 폐쇄하고 1만4000명의 인력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UAW는 지난해 실시한 연구조사에서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 생산을 변경할 경우 향후 수년간 3만5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된다는 결과를 내놨다.
미국 CNBC는 “지금 UAW와 GM 간 협상에서 쟁점은 임금이나 수당이 아니라 일자리”면서 “UAW가 지키려는 ‘미래에도 유효한 일자리’를 위해선 GM을 비롯한 다른 자동차업체들이 지금 있는 일자리를 다른 식으로 바꾸거나 줄여야 한다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