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차장 또 구설수…“외교부 직원 무릎 꿇었다” 주장

입력 2019-10-04 14:32 수정 2019-10-04 15:07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난 8월 28일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정면충돌로 논란을 일으켰던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또 구설수에 올랐다. 김 차장의 질책에 외교부 직원이 무릎까지 꿇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참석 당시 주유엔 대표부 소속 서기관급 외교관 A씨가 의전 실수를 이유로 김 차장에게 무릎을 꿇었다는 것이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3일(현지시간) 주유엔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현종 차장이 의전 실수를 문제 삼아 자신 앞에 외교관의 무릎을 꿇게 한 사실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정 의원 등에 따르면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린 한·폴란드 정상회담에 배석하려던 김 차장은 주유엔 대표부 외교관 A씨의 의전 실수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김 차장이 A씨를 질책했고, 질책 과정 중 무릎을 꿇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이 국감장에서 ‘무릎 꿇고 사죄한 외교관 손 들어보라’고 하자, A씨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 의원이 ‘김 차장이 숙소로 불렀냐’고 묻자 A씨는 “숙소로 갔다. 방으로 갔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의전 실수를 한 것을 김 차장이 심하게 질책했나’라고 다시 물었다. A씨는 “심하게 질책(하거나) 그런 건 아니었고 지적이 있었다”며 “제가 그 상황에서 부당하다고 느꼈거나 불편하다고 느꼈다면 보고를 했을 텐데 그런 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정 의원은 “공직사회에서 직장상사가 부하직원을 질책할 수는 있는데, (무릎을) 꿇렸는지 꿇었는지 모르지만 그런 모양이 나온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국회 외통위에서 강 장관이 영어로 언쟁한 것을 얘기한 다음에 김 차장은 스스로 페이스북에 ‘부덕의 소치’라고 사과까지 한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과 닷새 후에 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꼬집었다.

김 차장은 10년 전 노무현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장관급)을 지냈고, 문재인정부 초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내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통상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차관급인 김 차장은 강 장관보다 직급이 낮음에도 언쟁을 벌이는 등 잡음을 계속 내고 있다. 또 김 차장은 직설적인 성격으로 주변과 불화를 야기한다는 지적도 받는다.

김 차장은 보고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고성으로 직원들을 다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졌다.

지난 개각을 앞두고 김 차장의 외교부 장관 하마평이 돌았을 때는 외교부 직원들이 전전긍긍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