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Bio Kim” 케빈 나, 김비오 사건 PGA 장내 공론화

입력 2019-10-04 13:22 수정 2019-10-04 13:23
케빈 나가 4일(한국시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캐디 케니 함스의 사진. 모자에 김비오의 중징계를 완화해 달라는 취지의 문구가 새겨져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 1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한국프로골프협회 회관에서 상벌위원회 출석을 마치고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김비오. 케빈 나 인스타그램, 연합뉴스

재미교포 케빈 나(한국명 나상욱)와 그의 캐디 케니 함스가 ‘김비오 사건’을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장내에서 공론화했다. 김비오는 한국 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갤러리를 향한 손가락 욕설로 3년 자격정지의 중징계를 받은 국내 정상급 선수다.

케빈 나는 4일(한국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서머린 TPC(파71·7255야드)에서 개막한 PGA 투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1라운드를 마친 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김비오의 징계를 완화해 달라’는 취지의 해시태그와 사진을 올렸다. 인스타그램에서 스토리 기능을 활용하면 사진이나 영상을 24시간만 노출할 수 있다. 케빈 나는 해시태그로 ‘Free Bio Kim’이라고 적었다. 같은 문구를 새긴 모자를 쓴 함스의 사진도 올렸다.

김비오는 지난달 29일 경북 구미 골프존카운티 선산에서 열린 KPGA 투어 DGB금융그룹 볼빅 대구경북오픈 최종 4라운드 16번 홀에서 한 갤러리의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 소리에 놀라 샷을 실수했다. 김비오는 소리가 난 갤러리 쪽으로 손가락 욕설을 날렸다. 이 모습은 현장의 갤러리는 물론 중계방송 화면을 통해 시청자에게 노출됐다.

KPGA는 지난 1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협회 회관에서 상벌위원회(위원장 김규훈)를 열고 김비오에게 자격정지 3년 징계를 내리고 벌금 1000만원을 부과했다. KPGA 투어 제네시스 포인트 1위, 상금랭킹 1위인 김비오는 2022년 9월 30일까지 KPGA 투어, 혹은 공동 주관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다만 유럽·일본·아시안 등 해외 투어 출전은 가능하다.

김비오의 행동은 이견이 없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다만 3년 자격정지를 내린 징계 수위를 놓고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비오 사건은 미국·유럽·일본 등 세계 골프계에서도 화제가 됐다. 국외 여론도 김비오의 행동을 지적하고 있지만 징계 수위에 대해서는 ‘과하다’는 의견이 많다.

케빈 나와 함스는 같은 입장을 갖고 김비오의 징계 수위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케빈 나는 이번 대회 개막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 초에 김비오와 통화했다. 그가 프로답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과할 기회를 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은 팔로어에게 댓글이 공개되지 않는다. 케빈 나가 김비오를 언급한 결과로 인스타그램에서 지지, 혹은 비난 여론에 휩싸이지는 않았다. 다만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다른 플랫폼에서 “케빈 나가 소신 있게 발언했다”는 찬성 여론과 “사건을 대회장으로 끌고 들어올 필요는 없었다”는 반대 여론이 엇갈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