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3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를 내년에 결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남북은 이 대회의 서울·평양 공동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올림픽과 IOC 관련 소식을 다루는 인사이드더게임즈는 4일 “바흐 위원장이 스위스 로잔 집행위원회에서 미래유치위원회(Future Host Commissions) 위원장을 선임한 뒤 앞으로의 올림픽 개최 계획을 일부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바흐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동계올림픽 미래유치위원회가 먼저 2024년 동계유스올림픽, 203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검토에 착수할 것”이라며 “하계올림픽 미래유치위원회는 개최 희망 도시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눌 것이다. 203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를 내년에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OC는 지난 6월 26일 로잔 본부에서 제134차 총회를 열고 올림픽 개최 예정 시점으로부터 7년 전에 개최지를 선정하던 기존의 방식을 폐기했다. 이에 따라 203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은 2025년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남북은 이에 앞서 지난 2월 IOC에 서울·평양 공동 개최 의향서를 전달했다.
현재 203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도시는 호주 브리즈번이다. 최근 IOC와 활발하게 접촉하며 유치전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 상하이,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도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개최지 선정 시점을 앞당길수록 유리한 도시는 ‘선두주자’ 브리즈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서 바흐 위원장을 만나 2020년 도쿄올림픽 남북 공동 출전을 거듭 강조하면서 2032년 하계올림픽 서울·평양 공동 개최 추진 의사를 전달하고 지지를 요청했다.
당시 바흐 위원장은 “IOC의 협력을 계속 믿어도 좋다고 말할 수 있다. 한반도 평화와 이해 증진에 기여하는 것이 IOC의 사명이기 때문”이라고 화답했다. 다만 그는 “올림픽이 정치화되지 않고 IOC의 정치적 중립이 보장될 때 가능하다”고 전제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