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주도로 광화문에서 열린 개천절 집회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공당이길 포기한 군중 동원 집회”라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비공개 소환은 “당연한 조치”였다고 두둔했다.
민주당은 4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전날 열린 개천절 집회를 일제히 비난했다. 이해찬 대표는 “태풍 미탁으로 인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동원 집회만 골몰하며 공당이길 스스로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1야당 인사들이 도를 넘는, 국가원수에게 ‘제정신’ 운운하는 것은 아무리 정쟁에 눈이 어두워도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최고위원들도 서초동 촛불집회와 성격이 다르다며 개천절 집회를 깎아내렸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서초동 집회는 깨어있는 국민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졌다”며 “어제 한국당의 폭력집회는 종교단체 등 이질적 집단이 총동원돼 만든 군중 동원 집회”라고 했다. 또 “서초동 촛불집회는 검찰개혁을 향한 국민의 절박함이 만들어냈다면, 어제 집회는 어떻게든지 문재인 정권을 흔들겠다는 불순한 의도가 개입된 집회”라고 질타했다.
남인순 최고위원도 “막말이 쏟아진 집회였다”며 “평화집회라 보기에는 너무나 말도 안 되는 각목이 등장하고, 여기자 성추행 사건이 얘기되는 등 굉장히 우려스러운 집회”라고 평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같은 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개천절 집회를 보면서 정치적 견해를 강하게 표출하는 우리 국민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문 대통령을 겨냥하는 등 정치적 선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 최고위원은 “개천절 집회에 일베도 포함돼 있다고 들었다”며 “일베 같은 사람들이 섞였다는 사실로 집회가 폄훼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에 대한 두둔도 이어졌다. 비공개 소환돼 조사를 받은 정 교수에 대해 설 최고위원은 “포토라인 세우기는 검찰이 피의자를 죄인으로 만들어서 망신을 주는 것”이라며 “피의자 인권 존중 차원에서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표창장 위조 의혹에 대해서도 “정 교수는 컴맹에 가까운 사람”이라며 “표창장을 위조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데, 정 교수는 위조할 능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소환방식의 적절성은 굳이 이 자리에서 논하지 않겠다”면서도 “박상기 전임 법무부 장관 때부터 포토라인을 없애잔 취지로 지속적인 지시가 내려왔고 언론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포토라인 패싱’ 문제가 불거지자 포토라인의 문제점에 대해 보도해왔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저도 포토라인에 대해 어떻게 할지 고민할 테니 한국당도 이에 대해 고민한 다음에 ‘황제소환’이다 아니다 논의해주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