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당국이 시위 도중 경찰에게 실탄 총격을 당한 고등학생을 폭동 및 경찰 공격 혐의 등으로 기소한 사실이 드러났다. 실탄 사격으로 홍콩 시위대가 “피로 되갚을 것”이라며 분노하고 있는 가운데, 기소까지 하면서 홍콩 시위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3일(현지시간) “지난 1일 시위를 하다 경찰이 쏜 실탄에 맞은 고등학생 청즈젠(18)이 폭동과 경찰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창을 포함해 시위에 참가한 18~38세 남성 7명을 폭동과 방화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폭동죄는 최대 징역 10년에 처해질 수 있고, 경찰 폭행은 최대 6개월 징역이 가능하다.
앞서 고등학교 2학년생 청즈젠은 홍콩 취안완 지역에서 쇠막대를 휘두르다 경찰이 쏜 실탄에 가슴을 맞아 중태에 빠졌다. 지난 6월 초 송환법 반대 시위 시작 후 경찰의 실탄에 시민이 부상을 입기는 처음이다. 청즈젠은 퀸 엘리자베스 병원으로 이송돼 몸에 박힌 탄알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수술 이후 상태가 안정돼 중환자실에서 흉부외과 병동으로 병실을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청즈젠의 변호인 린다 웡은 검찰이 체포시점이나 체포장교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며 이 사건이 “완전히 불리하게” 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고 불만을 제기했다고 SCMP는 전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고의로 이를 밝히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청즈젠이 법정에 출석을 요구받을 때까지는 정보가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