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외교 전문가 “11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로 아세안에서 한국 위상, 중·일에 뒤지지 않을 것”

입력 2019-10-03 18:13
까위 총키타본 태국 쭐랄롱꼰대 국제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이 지난 1일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헌 기자

태국 쭐랄롱꼰대 국제안보연구소의 까위 총키타본 선임연구원은 “다음 달 25~26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에서 한국의 위상이 일본과 중국에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일은 아세안과의 협력 관계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까위 연구원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 관련 세미나 참석차 방한해 지난 1일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까위 연구원은 아세안 지역의 대외 관계를 30년간 연구해온 외교안보 전문가다. 아세안 사무총장 특별보좌관을 지냈고, 태국 유력 일간지 방콕포스트의 칼럼리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특별정상회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아세안은 통상 특별정상회의를 대화 상대국과 10년에 한 번씩 개최하지만, 한국과는 2009년부터 5년마다 열고 있다.

까위 연구원은 “한국은 한류와 같은 ‘소프트파워’를 토대로 아세안과의 정치·경제적 관계에서 획기적인 강화를 모색해야 한다”며 “한국이 베트남에 경제 분야로 활발하게 진출 중인데, 반한 정서가 없는 것은 소프트파워 덕분”이라고 말했다. 1970년대부터 아세안 지역에 적극 투자하며 공을 들인 일본은 ‘이코노미 몬스터’(경제 괴물)라고 불리는 식으로 반감을 사기도 했다.

까위 연구원은 “한국이 베트남뿐 아니라 다른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투자도 늘려 다변화를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특히 태국과 캄보디아, 라오스 등이 있는 메콩강 지역의 수자원 관리 사업은 모두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문재인정부가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에 대해 “열정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긍정 평가하면서도 “하지만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실질적 성과가 도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긴 호흡을 가지고 멀리 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까위 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지난달 태국·미얀마·라오스 순방을 끝으로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한 것에 대해 특히 높은 점수를 줬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