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교 “여권 인사 찾아와 버닝썬, 최순실 엮자고 했다”

입력 2019-10-03 14:46

‘버닝썬 사태’ 최초 고발자 김상교(28)씨가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여당의 행태를 보면서 정의롭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간 이용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2일 조선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버닝썬 사태가 한창 커지던 지난 3월, 여당 의원과 진보단체 인사들이 찾아왔다”면서 그들은 내게 ‘제2의 국정농단’으로 이슈를 끌고 가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종국엔 본인이 윤규근(총경)과 친하다며 ‘이제 그만 하라’ 회유하는 문화계 인사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결국 그들의 입맛대로 윤 총경과 비리 경찰에 대한 징계는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국민의 촛불로 만들어진 정의로운 정권이라 믿었지만, 조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덮는데 급급한 현 정권의 행태를 보면서 ‘나도 이용당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조국 장관 관련 의혹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조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현 정권의 태도를 보니 화가 났다. 내게 접근했던 여당과 좌파 인사들도 ‘버닝썬 사태’를 정의롭게 해결하려던 게 아니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들의 ‘설계’를 고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는 이 ‘설계’에 대해 더불민주당 한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최초 폭행자가 ‘최순실 조카’여야 한다는 강요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그는 그 의원이 “버닝썬과 최순실을 엮어 ‘제2의 국정농단 사태’로 이슈를 키워야 한다고 했다. 나는 ‘최초 폭행자 얼굴을 확실히 기억하는데, 이 사람은 아니다’라고 거듭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보 시민단체 인사가 (이 설계를) 주도적으로 했다. ‘판을 짜야 한다’면서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1~2주에 한 번씩 만났다. 최순실과 YG(엔터테인먼트)의 고리가 아직까지 이어진다며 ‘제2의 국정농단’이고 이 판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거듭 최초폭행자가 최순실 조카가 아니라고 말했지만, 그들은 나를 정치적 여론몰이에 이용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그는 “여당과 진보단체 사람들에게 휘둘리는 사이 내가 밝히고자 했던 경찰 유착 의혹은 조용히 처리되고 있었다”면서 “버닝썬 관련 경찰관들은 결국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11월24일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보안요원에게 폭행당한 뒤 이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오히려 경찰은 자신을 연행했고, 경찰차와 역삼지구대 안에서 폭행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또 이를 수사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5월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의혹에 대해 ‘정황 없음’으로 결론을 내렸다. 김씨가 주장한 경찰관 폭행 사건도 ‘혐의없음’으로 내사 종결했다.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