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사진)씨가 연일 페이스북에 야당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지난 7월 페이스북을 재개한 문 씨는 조국 법무부 장관 논란이 불거진 이후 자신에 대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를 반박하며 정치적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가족이 공개적으로 본인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이례적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씨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을 향해 “의원님, 제 교재 설명 첨부하니 이거 보고 화 푸시고, 이젠 엉뚱한 소리 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교재를 언급하며 “개발자는 교육 공학 박사이자 제 아내인 장지은씨”라고도 했다. 문씨는 제기된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교재 일부와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전시를 찍은 사진 19장도 함께 올렸다. 문씨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마이빌’이라는 이름의 교재는 종이를 활용해 도시 속 다양한 기관을 건축하고 종이 회로와 코딩을 통해 건물을 만지면 소리와 빛이 나는 인터랙티브 마을을 구축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
문씨는 앞서 글을 하나 더 올리고 “최 의원님. 우선 진지한 것인지 묻고 싶은데, 그래서 제가 취한 부당 이득이 무려 110만원이란 소리죠? 어마어마한 액수에 화나신 거죠?”라고 묻기도 했다.
앞서 최 의원은 전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기정통부에 대한 국정감사 자리에서 "문씨가 최근 과기정통부와 교육부가 진행한 사업에 참여했는데, 저렴한 제품을 비싸게 납품해 폭리를 취한 정황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문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과도 설전을 벌였다. 자신의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정보공개 여부를 두고 문씨가 “정보 공개 판결은 나도 찬성하는바”라고 주장하자 하 의원이 “문준용 본인이 수사 자료 공개를 다 막아놓고 뻔뻔하게 거짓말을 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준용씨가 재반박하고 하 의원이 다시 반박을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문씨는 지난 7월 23일 페이스북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원래 저는 SNS를 잘 못하기도 하고 문제점도 많아 페이스북을 중단했었다”며 “작가 활동을 전하기 위한 개인 채널의 필요성을 느껴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고 남겼다.
그랬던 그는 지난 8월 한 인터넷 매체가 ‘문씨의 코딩 프로그램이 전국 학교에 납품되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기사를 내보내자 이를 반박하며 본격적인 정치적인 발언을 내기 시작했다.
특히 문씨는 조 장관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후보자의 자식까지 검증해야 한다는 건 이해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자식의 실력과 노력이 폄훼되는 것은 심각한 부작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 장관의 딸을 향해 “기자들이 달려드는데 혹시 한마디 실수할까 봐 숨죽이며 숨어다니고 있다면, 저는 그랬지만, 그러지 않아도 된다”며 “지금은 부모님의 싸움이지만 앞으로 자신의 싸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문씨의 페이스북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국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야당에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의견과 ‘문씨도 대통령의 아들 이전에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낼 수 있는 시민’이라는 주장이 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