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산업단지 중심으로 신종유해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Halogenated PAHs, Halo-PAHs)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부의 최성득 교수팀은 울산 지역의 ‘대기 중 신종유해물질 분포’를 조사해 오염지도를 작성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측정한 신종유해물질은 ‘할로겐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로, 이 물질에 대한 대기 측정은 이번에 국내 처음이다.
이 물질은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에 염소(Cl)나 브롬(Br) 등이 결합해 독성이 증가한 물질로 연료 사용이나 산업 활동 중에 생성된다고 알려졌으며 발암성이 확인됐으나 아직 국내에서는 이 물질에 관한 대기 기준이 없다.
이번 연구는 울산지역 20개 지점에서 수동 대기 채취기를 이용해 시료를 채취·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표적인 대기오염물질로 관리되는 PAHs 13종을 비롯해 신종 유해물질인 Halo-PAHs 35종의 현황을 파악한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신종 유해물질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배출됐다. 이 자료를 적용하면 산단 지역의 대기위해성은 기존에 알려진 유해물질만 측정했을 때보다 26%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35종의 Halo-PAHs는 염소화 PAHs 24종과 브롬화 PAHs 11종으로 다시 나뉘는데, 연구진은 유해물질 종류에 따라 지역적 분포가 다르다는 점도 함께 밝혔다.
염소화 PAHs는 석유화학·조선·비철 단지를 중심으로, 브롬화 PAHs는 석유화학·자동차 단지 부근에서 각각 농도가 높았다.
최성득 교수는 “환경부에서는 특정대기유해물질 35종을 지정·관리하고 있지만, 최근 등장한 신종유해물질에 관해서는 실태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현행 대기환경기준을 만족하더라도 신종유해물질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울산 지역의 미세먼지는 농도가 낮아도 독성이 높을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계절별 모니터링 등을 통해 신종유해물질에 대한 면밀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