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올해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지역이다.
스포트라이트는 뛰어난 메카닉(피지컬)으로 무장한 상체 선수들에게 쏠린다. ‘원더’ 마르틴 한센, ‘캡스’ 라스무스 빈테르(이상 G2), ‘브록사’ 매즈 브록-페데르센(프나틱), ‘비지차치’ 터마시 키시(스플라이스) 등은 이미 국내 팬에게도 인상 깊은 기억들을 남긴 바 있다.
그러나 탄탄한 상체 뒤에 숨겨진 바텀 듀오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특히 G2의 바텀 듀오, ‘퍽즈’ 루카 페르코비치와 ‘미킥스’ 미하엘 뮐은 팀의 상체 못잖은 캐리력을 보유했다. 강점은 넓은 챔피언 폭에서 나온다. ‘퍽즈’는 미드라이너 출신답게 비(非) 원거리 딜러를 다루는 게 능숙하다. 올해의 모스트 픽은 자야지만, 동시에 조이, 니코, 야스오, 신드라, 모데카이저 등을 사용하기도 했다.
두 선수를 상대할 때는 강력한 팀 상체와의 시너지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올해 샬케04의 서포터로 활약했던 ‘이그나’ 이동근은 “G2 바텀 듀오는 챔피언 폭이 엄청 넓다. 상체가 워낙 세서 하고 싶은 걸 다 하는 느낌”이라고 2일 전했다.
‘LoL 유로피언 챔피언십(LEC)’ 2시드인 프나틱은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레클레스’ 마르틴 라르손과 ‘힐리쌍’ 즈드라베츠 일리에프 걸러보프 조합으로 나선다. 두 베테랑의 경험은 국제 대회에서 큰 강점이다. 이번 서머 시즌에는 캣 타워(가렌·유미) 조합을 활용하는 등 신문물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프나틱 바텀 듀오의 캐리력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초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이동근은 프나틱 바텀 듀오에 대해 “자신들이 유리해졌을 때 굉장히 잘하는 선수들”이라고 평가했다. 라인전에서 우위를 점하고, 이후 스노우볼을 굴려나가는 게 이들과 맞붙는 SK텔레콤 T1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대회 일정을 시작한 3시드 스플라이스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는다. 바텀 듀오로는 ‘코비’ 카스퍼 코베루프와 ‘노르스케른’ 토레 호엘 에일레르트슨이 호흡을 맞춘다. 이동근은 “‘노르스케른’은 불안하지만, ‘코비’가 매우 안정적으로 플레이한다”고 둘과 붙어본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G2와 프나틱의 ‘무대체질’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두 팀의 주요 멤버들은 지난 수년 동안 국제 대회를 누벼왔다. 프나틱은 지난해 롤드컵 결승 무대를 밟았고, G2는 5월 대만에서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이동근 또한 “G2와 프나틱은 스크림보다 대회에서 더 잘한다”고 경고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