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코레일, KTX급 질주로 창단 첫 FA컵 결승행

입력 2019-10-02 23:35
대전 코레일 선수들이 상주 상무와의 FA컵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둔 후 팬들 앞에서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실업축구 내셔널리그(3부리그) 소속 대전 코레일이 FA(대한축구협회)컵 준결승전에서 치열한 수중전 끝에 K리그1(1부리그) 7위 상주 상무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코레일은 2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4강 2차전 상주와의 원정 경기에서 연장까지 2-2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에서 4대 2로 승리를 거뒀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팀인 코레일은 1943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다. 기존까진 인천 한국철도 시절인 2005년 4강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다. 또한 2005년 울산 현대미포조선에 이어 내셔널리그 팀으로서 두 번째 FA컵 결승 진출을 이뤘다.

코레일은 이번 대회 강력한 기량을 선보이며 결승까지 질주했다. 32강에서 K리그1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울산 현대를 잡았고, 8강에선 강원 FC까지 짐을 싸게 만들었다. 이날 상주까지 K리그1 세 팀을 제치고 결승에 오르게 됐다.

이날 경기는 수중전으로 치러졌다.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그라운드 곳곳에 물이 고여 있는 가운데 빗줄기도 점점 굵어졌다. 두 팀은 전후반 내내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상주가 몇 차례 시도한 슈팅도 코레일 골키퍼 임형근의 선방에 걸렸다.

대전 코레일 선수들이 장대비 속에 터진 장원석의 선제골에 함께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1차전이 1-1 무승부로 끝나 코레일이 골을 넣지 못하면 상주가 결승에 오르는 상황에서 극장골이 터졌다. 후반 44분 코레일의 장원석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왼발 슛으로 상주의 골망을 갈랐다. 상주도 곧바로 반격했다. 후반 추가시간 강신우가 올린 크로스를 김진혁이 헤더로 밀어 넣어 경기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상주는 연장 전반 11분만에 강상우가 페널티킥 득점에 성공해 다시 앞서갔다. 하지만 연장 전반 추가시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코레일이 결국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혼전 상황에서 이경민이 흘러나온 볼을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 상주 수비에 맞고 굴절돼 상주 골문의 구석을 갈랐다.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경기는 결국 코레일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상주는 첫 번째 키커 김건희의 슈팅이 골대를 맞은데 이어 네 번째 키커 김경중까지 실축해 분루를 삼켰다. 상주의 사상 첫 FA컵 우승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