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살인 사건 유력한 용의자인 이춘재(56)가 “알려진 화성 사건 외에도 5명 더 죽였다”며 여죄를 자백한 가운데, 그가 교도소 생활 당시 “내가 여러 명을 죽였다”고 자주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반기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2부장은 2일 언론브리핑에서 “미제사건 수사전담팀과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9차례에 걸쳐 (이춘재에 대한) 접견 조사를 진행했다”며 “현재까지 모두 14건의 살인, 30여 건의 강간·강간미수 범행을 자백했다. 현재 진술의 신빙성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춘재와 함께 수감됐던 적 있는 교도소 동기 A씨는 MBN과의 인터뷰에서 “이춘재가 25년 전에 살인사건을 여러 건 저질렀다고 혼잣말을 했다”며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 혼자 벽을 쳐다본다거나 땅을 쳐다보거나 하면서 혼자 중얼중얼 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춘재가) ‘몇 년 동안 살인사건을 여러 번 저질렀는데 경찰이 증거를 단 하나도 찾지 못했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며 “십몇 차례? 이 정도는 혼잣말로 했던 것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춘재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 이후인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당시 자신의 혐의에 대해 경찰 앞에서는 무죄를 주장하면서도 정작 교도소에서는 “사람을 여러 명 죽였다”고 중얼거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관련 내용을 물으면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교도소 수감자들은 헛소리 정도로 여겼다고 한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춘재의 의도는) ‘나 그렇게 만만한 사람 아냐. 사실 난 여러 명을 죽였고 이 부분을 알아줬으면 좋겠어’(일 것)”이라며 “실제 자기가 한 행위의 분위기를 남들이 느끼기를, 그래서 자기를 괴롭히지 말고 두려워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중얼거림을 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분석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