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썼는데 구독자 18명뿐… 문체부 ‘묻지마 유튜브’

입력 2019-10-02 18:48 수정 2019-10-02 19:21
2일 오전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증인채택문제로 박양우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들이 각각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쓰고도 구독자 수 200명이 넘는 곳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국정감사 첫날인 2일 김수민 국회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문체부 산하 10개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유튜브 운영 및 동영상 예산 현황자료’에서 드러났다.

현황자료를 보면 2015년 5월 14일부터 영상을 올린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18명뿐이다. 올해 ‘제12회 제주 해비치아트페스티벌’ 관련 영상 4건에 2200만원을, 지난해 ‘2018 방방곡곡 문화공감’ 영상에 2000만원을 들였다. 이렇게 2015년부터 현재까지 영상 제작 등에 들인 비용이 총 9억6561만원이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2016년 5월 20일부터 현재까지 15건의 영상을 올렸다. 올해 3월 22일에 올린 영상 제작에 330만원, 지난해 12월 6일에 올린 영상 제작에 880만원 등 총 2390만원을 썼다. 하지만 2019년 10월 현재 구독자는 13명에 지나지 않는다.

2018년 6월 처음 영상을 올린 영화진흥위원회도 구독자 수가 불과 32명이었다. 지난 1년3개월 동안 올린 6건의 영상 중 자체제작으로 비용이 들지 않았다고 밝힌 3편을 제외하면 나머지 3편 제작에 총 6617만원을 썼다.

.뉴시스. 김수민 의원실

이날 공개된 문체부 소속 10곳의 공공기관이 유튜브 채널 운영에 들인 비용을 다 합치면 25억원을 넘는다. 그러나 유튜브 구독자 수가 200명 이상인 곳은 한 군데도 없다.

문체부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조차 국방부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체부는 1만300여명, 국방부는 3만4000여명으로 국방부가 2만명 넘게 앞섰다.

김 의원은 “문화콘텐츠 제작능력이 국방부에 뒤지는 것이 아니냐”고 일갈했다. 또 “효과와 비용도 추계해 보지 않고 세금으로 마구잡이식의 동영상 제작과 ‘묻지마 유튜브’를 개설하는 일부 공공기관들의 관행이 신속하게 시정되도록 강력히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