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북한에서 2발의 탄도미사일이 발사됐다는 취지로 말씀드렸지만 현시점에선 1발의 탄도미사일이 발사돼 2개로 분리해 낙하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2일 오전 11시 30분 두 번째 기자회견에서 첫 번째 기자회견의 내용을 수정했다. 스가 장관은 이날 오전 7시 50분 첫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오전 7시 10분쯤 탄도미사일을 2발을 발사했다. 이 중 한 발은 7시 17분쯤 일본이 규정한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쪽에 낙하했고 나머지 한 발은 7시 27분쯤 시마네현 도고섬 인근 바다에 떨어져 일본 EEZ 내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날 일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확인 직후 아베 신조 총리가 오전 9시 15분 총리·관방장관·외무상·방위상으로 구성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4인 각료 회의를 여는 등 요란하게 대응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이 규정한 EEZ 내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낙하 위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한국과의 EEZ 중첩 수역일 가능성도 있다. 만약 일본의 주장대로 일본의 EEZ가 맞다면 북한이 쏜 발사체가 일본의 EEZ 내에 낙하한 것은 지난 2017년 11월 29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 5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 11번째에 이르렀다. 아베 총리는 가장 최근 발사됐던 지난 7월에는 “우리나라(일본)의 안전 보장에 영향을 주는 사태는 아닌 것을 확인했다”며 골프를 쳤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아베 총리는 NSC 4인 각료 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2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런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결의 위반으로, 엄중하게 항의하고 강하게 비난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와 연대하면서 엄중한 경계 태세 아래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 국방부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1발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일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의 2발 발사와 다른 내용을 발표했다. 이후 스가 장관도 2번째 기자회견에서 발표를 수정했다. 이어 “오전 7시 10분 쯤 북한의 동해안에서 동쪽 방향으로 미사일이 발사돼 7시 27분쯤 시마네현 도고 섬 인근 바다의 북부 350㎞ 지점에 있는 일본 EEZ에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헀다. 비행거리는 약 450㎞, 최고 고도는 약 900㎞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스가 장관은 ‘왜 2발이라고 발표했다가 1발로 수정했는지 경위를 밝혀달라’는 기자의 질문엔 “분리해서 낙하한 것이 따로따로인 상황에서 2개라고…, 2발이 발사된 모양이라고 (했다). 이후 정보수집을 통해 확인한 결과 지금 말씀드린대로”라고 했다. 기자들로부터 비슷한 질문이 이어지자 스가 장관은 “아까 2발을 쏜 것 같다고 했다”면서 단정해서 말하지 않았다는 궁색한 변명을 했다.
한국에서 정병두 국방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일본에 정보를 요청해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가 장관은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를 통해 정보교류를 했느냐’는 질문엔 “탄도미사일과 관련해선 적절하게 (한국과)연계를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정보교환 내용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지소미아가 종료되어도 문제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올들어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궤도를 여러 차례 탐지하지 못했던 것이 최근 밝혀진데 이어 이날 발사된 미사일 수까지 틀려 체면을 구기게 됐다.
스가 장관은 또 “한국은 이미 SLBM이라고 발표했는데 일본은 아직 분석중이라는 것이냐’는 질문엔 “(능력이 없어)발표를 못하는 게 아니라 분석중이라 발표를 안하는 것이다. 분석능력과는 관계없다”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