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불교 조롱’ 논란에 조계종 찾아 “생각이 짧았다. 죄송하다” 사과

입력 2019-10-02 16:50
공지영 작가. 연합뉴스

자신의 트위터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삭발 투쟁을 스님과 빗대어 조롱하는 사진을 올렸다가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당한 공지영 작가가 직접 조계종을 찾아 사과했다. 공 작가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에게 “제가 정말 생각이 짧았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공 작가는 2일 서울 조계사를 찾아 참회의 절을 세 번 올리고 원행스님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공 작가는 “너무 죄송하고, 제가 정말 생각이 짧았다.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에 원행스님은 “실수를 하셨다고 시인하고 참회하시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며 “그렇지만 당사자 스님들이 계시니 스님들께 우선 양해를 구하고, 이렇게 해서 일이 잘 풀리면 앞으로 더 좋은 관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공 작가가) 영향력이 큰 분이니 숙고해서 활동해주시면 고맙겠다”며 “우리 불교나 문화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배려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 작가는 지난달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잠시 웃고 가시죠”라는 제목으로 삭발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과 스님회의 사진에 자유한국당 로고를 합성해놓은 이미지를 올렸다.

이에 지난달 26일 중앙종회 종립학교관리위원장 혜일스님과 종회 사무처장 호산스님이 종로경찰서에 공 작가를 명예훼손과 모욕,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달라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고소장에서 지난달 20일 트위터에 “잠시 웃고 가시죠”라는 제목을 달고 2016년 9월 16일 종합학교관리위원회 회의 모습을 변형한 사진을 게재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계종에서 최고 권위와 지위를 지닌 종정 예하 사진과 종단 승려와 신도가 지켜야 할 교시가 있던 곳에 자유한국당 로고를 삽입하고, 황교안 대표 사진을 넣어 자유한국당과 관련된 장면으로 오인하도록 했다”며 “저명한 소설가로 글의 파급력이 엄청난 피고소인은 합성 사진임을 쉽게 알 수 있음에도 모욕적 사진을 그대로 게재했고, 조롱과 자극적인 표현으로 허위 사실을 적시했다”고 비판했다.

공 작가는 이 사진이 논란이 되자 지난달 26일 트위터에 “사진이 합성이 아니라 현 조계종 스님들 회의 장면이라 하네요. 사과드리고 곧 내리겠습니다. 상처받으신 거 사과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이전 게시글을 삭제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