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 대상으로 일부 거론되며 허위 사실에 시달리던 롯데주류가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일본 아사히가 롯데주류 지분을 갖고 있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토대로 작성된 기사, 온라인 블로그나 카페의 게시물 등이 고소·고발 대상이다. 롯데주류는 악성 루머 유포에 대해 모니터링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주류는 법무법인 율촌과 함께 허위사실을 토대로 한 비방기사와 게시물에 대한 1차 모니터링을 마치고, 허위사실을 적었거나 심각한 수준의 모욕적 표현을 반복하거나 영업을 방해한 행위 20여건에 대해 내용증명 발송·고소·고발 등을 접수했다고 2일 밝혔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앞으로도 날조된 허위 사실에 기반한 악성 루머 유포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주류를 둘러싼 대표적인 허위사실은 ‘일본 아사히가 롯데주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롯데주류의 지분 구조를 보면 롯데주류와 일본 아사히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롯데주류는 2011년 10월 ㈜롯데칠성음료에 흡수합병됐고, 롯데칠성음료의 최대주주는 롯데지주(지분율 26.54%)다. 이 밖에 5% 이상 주주는 국민연금공단(9.16%), 롯데알미늄(8.87%), 롯데장학재단(6.28%), 호텔롯데(5.92%) 등이다. 아사히와 롯데주류의 관계는 롯데칠성음료가 롯데아사히주류의 지분 50%를 갖고있다는 정도다.
그럼에도 일본 아사히와 롯데주류를 연결시켜 ‘처음처럼’ 등 롯데주류의 대표적인 제품들이 불매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롯데주류 측은 매출 감소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오히려 롯데칠성음료가 롯데아사히주류 지분 50%를 갖고 있어 일본맥주 불매운동에 따른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재 기업이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가운데 법적 대응을 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강경대응에 나선 것은 명백한 루머에 대해서는 풀고 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소비자들 가운데 정서적으로 롯데를 거부하는 분들이 계신다. 이 점에 대해서는 롯데가 풀어가야 할 숙제”라면서도 “거짓이 사실처럼 널리 퍼지고 있는 부분을 분명히 매듭짓지 않으면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잘못된 정보가 또다시 확대 재생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엄중하게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롯데주류는 법적 대응에 앞서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일본 아사히와 관련이 없고 ‘처음처럼’은 국산 주류라는 점을 적극 알려 왔었다. 롯데주류는 국내 7개 공장에서 2500명이 일터로 삼고 있는 대한민국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임직원들의 명예를 위해서도 거짓 정보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주류가 잘못된 소문으로 시달리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롯데주류가 만드는 소주 ‘처음처럼’의 판매수익금 일부가 북한 세력에 지원된다는 소문에도 오랫동안 시달렸다. ‘처음처럼’이 2006년 두산에서 처음 출시됐을 당시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글씨를 로고에 사용하면서다.
1968년 통혁당 사건으로 복역한 전력이 있던 신 교수의 서체를 처음처럼 제품 로고에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이적단체에 기금이 지원된다’는 식의 헛소문이 돌았다. 실상은 신 교수가 사례비를 받지 않는 대신 후학들을 위해 써 줄 것을 당부해 성공회대에 장학금 1억원을 기부하는 것으로 대체된 일이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