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일갈등에 북·중·러만 이득…역할 할 것”

입력 2019-10-02 16:14
랜들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

랜들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는 1일(현지시간) 한·일 갈등 해소 차원에서 오는 11월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ADMM-Plus) 기간 중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가 개최한 행사에 참석해 한·일 갈등 해소를 위한 미국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ADMM-Plus에서 곧 기회를 가질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장관급 3자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할 수 있다면 역할을 할 것”이라며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일 갈등 문제와 관련해 상당한 시간을 들여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한·미·일 3국 국방장관은 지난 6월 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18차 아시아안보호의(샹그릴라 대화) 때도 회담을 가졌다. 한국과 일본이 당시에도 ‘초계기 레이더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던 시점이라 회담의 내용에 대해 관심이 몰렸다. 3국 장관이 회담에서 북핵과 미사일 문제 등 한반도 안보 현안과 관련해 ‘외교적 해결’에 방점을 찍으면서 3국 안보 동맹이 안정화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현재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 등을 두고 한·일 양국이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는 만큼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미국에서 공개적인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던 것을 고려하면 이 문제를 포함해 한·일 갈등 현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지난 8월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리자 연장 요구 입장을 밝혔던 슈라이버 차관보는 이날도 협정의 전략적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국방·안보 관계를 정치적 긴장과 분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우리가 지소미아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이유는 현재 그것이 한·미·일 3자 안보협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 긴장으로 이익을 보는 나라들은 중국, 러시아, 북한이라는 점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