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브레이커 조항 있었다면…’ 두산·SK, 145번째 경기 통해 결정

입력 2019-10-02 15:55

지난해 10월 1일(한국시간)이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인 LA 다저스와 콜로라도 로키스는 162경기를 모두 치러 91승71패로 동률을 이뤘다. 또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소속인 밀워키 브루어스와 시카고 컵스도 95승67패로 공동선두가 됐다.

다저스와 콜로라도는 다저스타디움에서 163번째 경기로 단판 승부인 타이브레이커를 가졌다. 다저스는 콜로라도를 5대2로 꺾고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지으며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했다. 콜로라도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밀워키도 163번째 경기인 타이브레이커에서 시카고를 꺾고 중부지구 우승을 결정지었다.

이처럼 메이저리그에선 지구 우승이나 와일드카드 등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있는 팀들이 마지막 경기까지 공동 순위를 이룰 경우 추가 1경기를 편성한다. 타이브레이커 경기다. 163번째 경기로도 불린다.

정규시즌의 연속으로 40인 로스터가 그대로 적용된다. 타이브레이커 경기의 홈경기 개최권은 상대전적이 앞서는 팀이 갖는다. 상대전적이 동일할 경우에는 지구 내 팀과의 전적 등을 따지게 된다.

KBO리그는 다르다. 리그 규정 3조를 보면 정규시즌 1위부터 5위가 2개 구단 또는 3개 구단 이상일 때는 해당 구단간 경기에서 전체 전적 다승, 해당 구단간 경기에서 전체 다득점, 전년도 성적순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그러나 6위부터 10위까지의 경우 2개 구단 이상이 승률이 동일할 경우 공동 순위로 한다고 되어 있다.

올 시즌 이 조항이 적용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두산 베어스가 144경기 최종전에서 NC 다이노스를 꺾고 88승1무55패가 됐다. 승률 0.615다. 전날 경기를 끝낸 SK 와이번스도 99승1무55패, 승률 0.615를 기록하고 있었다. 동률 1위다.

그런데 상대 전적에서 두산은 SK에게 9승7패로 앞섰다. 3조 내용대로 두산의 우승이 확정된 것이다.

타이 브레이커 조항이 존재했다면 SK는 마지막 단판 승부를 가질 수 있었지만 애석하게도 KBO 규정에는 없다.

정규시즌 우승팀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기에 메리트가 너무 많은 상황에서 동률임에도 1위 자리를 그냥 내주기는 일견 부당해 보이기도 한다.

계단식 포스트시즌 제도를 갖고 있는 KBO리그에서 타이 브레이커 조항을 도입하면 일정이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고민해볼 필요도 있다. 1위 결정전은 포스트시즌 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동일에 미리 진행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145경기를 두 팀만 갖게 되는데 따른 형평성 문제는 따져봐야할 듯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