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의 다리를 쏘자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일 보도했다.
NYT의 마이크 시어와 줄리 허시필드 데이비스 기자는 오는 8일 출간하는 책 ‘국경 전쟁: 트럼프의 이민자 공격’에서 백악관 관계자 10여명 이상과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참모 회의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어김없이 이민자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그러면서 다음 날 정오까지 2000마일에 걸친 멕시코와의 국경 전체를 닫으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보좌관들은 그렇게 하면 멕시코를 여행 중인 미국인들의 발이 묶이고 국경지대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반대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자들의 다리를 쏴 속도를 늦추라”는 문제의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들을 향해 과격한 발언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에도 중미 출신 대규모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을 향해 “(미군 또는 국경순찰대에게) 돌을 던지면 곧바로 총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가 논란이 됐다.
이외에도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적인 자리에서 국경 둘레에 해자를 만들고 뱀이나 악어로 채우라면서 필요한 예산을 파악하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국경 장벽에 전기를 흐르게 하고, 장벽 꼭대기에 뾰족한 창살을 설치하자는 등의 발언을 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복수의 관계자들은 이날 회의가 애초 30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보좌관들이 대통령을 말리면서 2시간 넘게 이어졌다고 했다. 회의 중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해 “날 바보처럼 보이게 만들다니!”라며 소리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 자리에는 커스텐 닐슨 당시 국토안보부 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케빈 매컬리넌 당시 세관국경보호국장,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과 사위인 제럴드 쿠슈너 등이 있었다고 NYT는 보도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