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서 잇따라 2건 발생…아프리카돼지열병 경기 북부에 다시 확산되나

입력 2019-10-02 14:07
국내 10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한 2일 오전 경기 파주 파평면의 ASF 확진 판정을 받은 돼지 사육 농가 인근에서 살처분 작업을 위해 들어서는 포크레인에 파주시청 직원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 파주시에서 10·11차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확진농장이 나온데 이어 12·13차 ASF 의심신고까지 접수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파주시는 법원읍 오현리 양돈농장에서 모돈 1마리가 폐사해 ASF 의심신고가 접수된데 이어 문산읍 마정리의 양돈농장에서도 돼지 4마리가 절식(먹이를 먹지 않음) 증상을 보여 ASF 의심신고를 접수했다고 2일 밝혔다.

법원읍 오현리 양돈농장는 모돈 1마리가 20여일전 출산 중 다리가 부러진 뒤 폐사한 경우여서 그나마 가능성이 높지 않으나, 문산읍 마정리의 경우 이번 ASF 확진농장들에서 발견되는 절식 증상이 다수의 돼지에게 나타나 우려가 큰 상황이다.

파주시에서는 이날에만 10차와 11차 등 2개 ASF 확진농장이 나온 상태로, 지난 1·4차 확진에 이어 이번 10·11차 확진으로 지역 내 돼지 11만여 마리 중 5만7000여 마리가 살처분 대상이 되면서 농민들도 패닉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 내에서도 진정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였던 이번 ASF가 다시 확산되면서 이미 통제 가능한 수준을 넘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추가 의심신고가 접수된 양돈농장 2곳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는 이날 밤 늦게 나올 전망이다.

파주에서는 이날 두 번째 확진이 나왔다. 앞서 지난달 24일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와는 7.8㎞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잠복기가 최대 19일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주에서 이미 ASF가 발생한 농가들과 비슷한 시점에 감염됐다가 발현이 늦게 나타났을 수 있다. 파주시 내에선 농가들 간에 사람이나 차량의 이동이 가능했기 때문에 뒤늦게 전파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닷새간 잠잠하던 ASF 발병이 이번 달 들어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재차 확산될 조짐이 나타나면서 돼지 농가들은 다시 불안에 떨게 됐다. 적성면 소재 농가의 경우 ASF가 이미 발생한 파주에 위치해 있어 정부의 방역 역량이 집중되고 있었음에도 방역이 허술했던 것으로 보이는 지점이 발견됐다.

이 농장은 흑돼지를 총 19마리 사육하고 있어 소규모 농장으로 분류된다. 현재 지자체에선 50두 이상의 농가에만 등록 의무를 부과하고 관할 농가로 관리하고 있다. 우선 농장주가 돼지에 잔반(남은 음식물)을 급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잔반은 ASF 바이러스를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그간 유력한 감염 경로로 지적돼 왔다.

정부는 해당 농장이 소규모여서 잔반 급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당국은 잔반 급여를 포함해 이 부분에 대한 경위를 확인 중이며 가축전염병예방법, 폐기물관리법 등에 따라 이 농장의 농장주는 처벌받을 가능성도 있다. 해당 농장과 같은 소규모 농장은 정부가 정밀 검사를 확대 시행하고 있는 ‘방역 취약 지역’에 해당해 방역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우려를 높인다.

ASF는 현재까지 파주시 연다산동(9월17일 확진)과 경기 연천군 백학면(18일 확진), 경기 김포시 통진읍(23일 확진), 파주시 적성면(24일 확진), 인천 강화군 송해면(24일 확진), 강화군 불은면(25일 확진), 강화군 삼산면(26일 확진), 강화군 강화읍(26일 확진), 강화군 하점면(27일 확진), 파주시 파평면(10월 2일확진), 파주시 적성면(10월2일 확진) 모두 11곳에서 발병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지역. 이날 파주 적성면에서 11차 돼지열병 확진이 나왔다. 뉴시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