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子(모자) 화폐 도시’ 강릉에 화폐박물관 조성

입력 2019-10-02 11:44
강릉시청사. 강릉시 제공

5000원권과 5만원에 새겨진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이 태어난 도시 강원도 강릉에 화폐박물관이 조성된다.

강릉시는 ‘母子(모자) 화폐 도시’ 강릉에 화폐박물관 조성을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시가 화폐박물관 건립에 나선 것은 화폐 주인공인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가 강릉 출신인데도 불구하고 화폐 인물의 도시라는 것을 알릴 말한 관광 콘텐츠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한 지역 내 두 인물이 화폐 인물에 선정된 것과 모자가 나란히 한 나라의 화폐 인물로 선정된 일은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사례다.

시는 조선시대 최고의 여류 화가 신사임당이 대학자 율곡 이이를 낳은 오죽헌 일원에 화폐박물관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한국은행 본점 화폐박물관과 전국 11개 지역본부 화폐전시실에 보관 중인 화폐를 지원받아 박물관에 전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김한근 강릉시장은 지난달 30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만나 강릉에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건립 의사를 피력하고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한국은행은 강릉시가 추진하고 있는 화폐박물관 건립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총재는 “강릉화폐박물관이 건립되면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화폐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며 “1년에 1∼2차례 화폐기획전을 개최해 박물관의 품격을 높이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답했다.

시는 화폐박물관 건립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국비 지원을 요청하고, 시·도비 등을 확보해 화폐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2023년까지 전국에 박물관과 미술관 186개를 건립하겠다고 밝힌 정부의 ‘박물관·미술관 진흥 중장기계획’에 맞춰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박물관은 도서관, 기록관, 교육을 포함한 문화공간 등을 두루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구축해 시민들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한국은행 강릉본부 안에 화폐전시실이 있지만 많이 알려져 있지 않고 접근성도 좋지 않다”며 “많은 관광객이 찾는 오죽헌 인근에 화폐박물관을 만들면 화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